23일 열리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이 3연임을 할 것인지 여부에 금융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내놓는 의결권 자문사 2곳이 김 회장 선임안건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찬성 의견을 낸 자문사 1곳에는 지주회사 노동자들이 반박 의견서를 발송했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18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 앞으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관련 추가의견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 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김정태 회장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출된 후보로 보기 어렵고 사회적 신뢰가 저하돼 기업과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단, 선임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재임기간 중 경영실적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아 찬성 의견을 냈다.

의결권 자문사 권고는 반대가 더 많지만 이사회 당일 안건처리는 ISS 의견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나금융지주 최대주주는 주식 9.6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지만 74%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투쟁본부는 이날 ISS에 보낸 추가의견서에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재직 당시 발생한 채용비리 문제로 사퇴하고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KEB하나은행에 대한 고강도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김 회장이 받고 있는 의혹 탓에 금융기관 신뢰성 저하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단과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도 입장서를 보내 김 회장 3연임에 반대 의견을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쟁본부는 "김 회장은 23일 주주총회 전까지 하나금융과 전체 노동자를 위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주주총회에서) 3연임 부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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