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현대라이프생명이 개인영업을 포기하고 법인영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보험설계사 대량해촉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설계사 노동자들과 회사가 대화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지부장 이동근)에 따르면 지부와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주부터 영업점포 폐쇄와 영업수수료 삭감, 미지급 수당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최근까지 두 차례 만났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영업점포를 폐쇄하고 보험설계사 임금에 해당하는 영업수수료를 50% 삭감했다. 2천여명의 설계사들은 최근 15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 지부는 설계사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점포를 되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수료를 원상회복하고 해촉자들이 받지 못하는 수당을 돌려 달라"며 지난해 12월3일부터 서울 여의도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날로 102일째다.

대부분 보험사는 설계사들에게 보험판매 수당을 수년간 나눠 지급한다. 현대라이프생명 위촉계약서에는 설계사가 그만두면(해촉) 받아야 할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지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약서 불공정약관을 심사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해결을 추진하지 않으면 현대라이프생명에 적립하는 조합원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체불임금과 마찬가지인 미지급수당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근 지부장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설계사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 상황이어서 체불임금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회사는 설계사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수수료 회복과 폐쇄점포 원상회복, 개인영업 활성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와 금속노조 차원의 압박 때문에 회사가 마지못해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 100일을 기념해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100일을 투쟁했는데도 회사가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사태가 해결되는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상황이 올바르게 해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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