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가 고성과 조직을 자의적으로 분류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차등 성과급으로 직원들에게 생존경쟁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에 따르면 홈앤서비스는 이달 초 고성과 조직을 분류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했다. 회사는 기준 금액을 1인당 80만원으로 삼고 고성과 조직 상위 20%에는 1인당 120만원, 하위 15%에는 40만원을 줬다. 하위 5%에는 성과급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성과급 지급 결정이나 성과 평가 과정에서 지부를 배제했다. 노동자들에게 지급 전날 개별 문자로 통지한 것이 전부였다. 지부는 “회사가 무엇이 급했는지 노조가 전국적으로 총회를 치르느라 바쁜 틈을 타서 속전속결로 차등 성과급을 밀어붙였다”며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는 노동자들을 생존경쟁으로 내몰고, 영업·실적 압박으로 고객을 ‘호갱’으로 전락시킬 임금정책”이라고 반발했다.

지부는 "지급여력이 없는 회사가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SK그룹 차원의 개입과 지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홈앤서비스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1천100만원에 불과하다.

지부와 홈앤서비스는 최근까지 임금TF를 운영했다. 실적급 비중을 높이자는 회사와 고정급이 많아야 한다는 지부 의견이 충돌해 TF가 해체됐다.

지부는 "회사 성과급 차등 지급은 단체협약 14조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노사는 지난해 "조합원 평가에 공정을 기힌다" "1년 이내 독자적이고 합리적인 인사평가 제도를 마련한다"는 내용의 단협을 체결했다.

지부 관계자는 "회사가 이번에 적용한 성과급 차등지급 모델은 SK브로드밴드 평가시스템을 차용한 것"이라며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앤서비스 관계자는 "당기순이익과 연관된 성과금이 아닌 포상금 개념에서 지급한 것으로 SK그룹 차원의 지원은 없었다"며 "포상금 지급이 SK브로드밴드 방식과 같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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