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에서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는 노동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작업을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업무를 위탁받은 ㄷ업체가 쓰레기 적환장을 마련하지 않아 노동자들은 깜깜한 새벽 도로 한쪽에서 위험하게 쓰레기 분리작업을 하고 있다.

공공연대노조 부산울산지부는 14일 오후 부산 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이 용역업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경미화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며 “남구청은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부산 남구 환경미화원들은 생활폐기물을 수거한 뒤 매립장에 가져가기 전 이를 한 장소에 모아 종류별로 선별한 뒤 다시 담는 작업을 한다.

남구에는 생활폐기물을 임시로 쌓아 놓을 적환장이 없어 노동자들은 도로 한쪽에서 선별작업을 한다. 동이 트기 전 새벽에 작업을 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에 노출돼 있다. ㄷ업체 소속 한 환경미화원 A씨는 “십수 년 동안 일하면서 큰일 날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며 “음주차량이 쓰레기를 모아 둔 곳으로 돌진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노동자들이 항의했지만 적환장은 설치되지 않았다. 노조는 “몇 년째 남구청장에 시정을 요구하며 면담을 요구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며 “남구청은 폐기물관리 관련 조례를 이행하고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8월 제정된 '부산광역시 남구 폐기물관리 및 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에는 "구청장은 장단기 적환장 확보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ㄷ업체는 “지난주에 남구청에 적환장 준공 허가 신청을 했다”며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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