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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내놓고 근기법 개정했지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은 ‘그대로’언론노조,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토론회 '눈길'
   
▲ 언론노조
최근 몇 년 새 방송제작 노동자 사망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지난해 12월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대책 발표 4주 만에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노동자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임금 체불·장시간 노동·안전사고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인권을 위한 대토론회’ 참석자들은 “현장에 적용 가능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는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TF(언론노조·다산인권센터·청년유니온 등)와 홍영표·신경민 더불어민주당의원,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방송사·외주제작사 고용주로서 책임져야”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초빙연구원은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이 외주제작 양적 성장에서 비롯한 국내 방송산업 구조 때문으로 봤다. 국내 외주제작산업은 1991년 외주제작 의무편성 제도가 도입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치우친 탓에 방송사업자와 외주제작사 간 불공정거래 관행이 생겼다. 불공정거래는 노동자 노동조건에 악영향을 줬다.

이종임 초빙연구원은 “2015년 기준 국내 외주제작사가 532개나 되는데 대부분 영세 사업자”라며 “영세 사업자들은 방송사와 계약할 때 불합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외주제작 시장이 커지면서 늘어난 드라마 제작비로 인해 현장 스태프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리하게 제작비를 투자한 탓이다. 한국방송연기자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11개 외주제작사가 드라마를 만들면서 체불한 임금만 31억4천700만원이다.

이종임 초빙연구원은 “드라마를 보는 통로가 빠르게 변화하고 채널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비정규직 고용을 비롯한 인력활용 방식이 일반화되고 다양해졌다”며 “정부가 지난해 12월 대책을 발표했는데 3월 현재까지 드라마 제작환경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모두 고용주로서 책임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례업종 제외돼도 초장시간 노동 불가피

지난달 말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방송업이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노동시간 개선효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드라마 제작인력 상당수가 사용자와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프리랜서는 직·간접적으로 사용자 지시를 받아 일하지만 자영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 TF가 올해 1월26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 드라마 제작 스태프 112명 중 67%인 75명이 "나는 프리랜서"라고 답했다.

김동현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현행법상 보호·보장 수준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수혜자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른바 위장자영인은 없는지 심도 있는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프리랜서가 아니어도 근로시간 특례제도 폐지가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외주제작사의 96%가 2021년 근로시간 제한이 적용되는 50인 미만 사업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드라마 촬영현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다"며 "고용노동부가 사업장별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방송 제작환경에 특화된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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