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7일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최근 대북 특사단 방북 성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보수야당은 북한 의도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고, 여당은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를 보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직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한 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 나가면 좋을지 대표들의 고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찬에는 추미애(더불어민주당)·홍준표(자유한국당)·유승민(바른미래당)·조배숙(민주평화당)·이정미(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5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유승민 “못 믿겠다”
문재인 “비밀회동 없었다”


청와대와 5당에 따르면 홍준표 대표는 “사실 과거에 북핵 문제를 처리해 오면서 북한에 참 많이 속았다”며 “이번에도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 주는 남북정상회담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을 밟지 말기를 부탁하러 왔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대표는 “지금부터 북한을 상대로 매우 어려운 비핵화 협상이 시작될 텐데 제대로 된 협상전략을 수립해서 꼭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면서도 “북한이 일시적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협상 과정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누가 먼저 제안했고 비밀회동은 없었냐”고 물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 북측 제의가 있었고 비밀회동은 없었다”고 답했다.

유승민 대표는 “남북 간 발표문 외에 추가로 북측에 약속한 게 있느냐”고 질문했고, 문 대통령은 “추가 약속은 없었다”고 말했다.

추미애·조배숙·이정미 “방북 성과 이어 초당적 협력 필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대북 특사단 방북 성과를 살려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추미애 대표는 “짧은 일정 속에서 희망의 보따리를 꽉 채워서 왔다”며 “임기 초반 남북정상회담인 만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갈 수 있는 토대를 쌓아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안보 문제인 만큼 초당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배숙 대표는 “대북 특사단 활동으로 평화의 중요한 계기를 만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 성과를 위해 여야를 넘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는 “한반도가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평화를 만들려면 정치적인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국회가 개헌 서둘러야”
미투 운동 근본적 대책 요구


개헌 이슈도 도마에 올랐다. 조배숙 대표는 “개헌은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하는 게 맞다”며 “정부 주도 개헌 논의 철회를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와 정부 간 입장차로) 개헌이 되지 못한 것이 누구 책임이냐는 공방으로 흐를까 봐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자고 말했다”며 “국민은 그런 약속을 믿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가 개헌을 적시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며 “국회에서도 빨리 개헌 속도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미투(Me Too) 운동도 거론됐다. 이정미 대표는 “미투 운동으로 표현되는 성폭력 여성피해자들의 호소의 핵심은 내가 피해를 당했는데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배숙 대표는 “미투 운동이 일시적인 폭로와 처벌로 끝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와 보상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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