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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재해 지침의 문제와 과제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올해 시행된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가장 큰 변화는 통상적인 출퇴근재해 도입이다. 산재보험법 개정은 2016년 9월29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2014헌바254)에 따른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64년 121호 협약 ‘업무상상해 급부협약’에서 이미 출퇴근사고를 업무상재해와 동일시하거나 적어도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권고했고, 한국을 제외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비준했다. 프랑스가 46년, 일본이 73년에 통근재해를 도입해 노동자를 보호한 사실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출퇴근재해 인정은 너무 늦었다.

산재보험법은 5조와 37조가 바뀌었다. 산재보험법 5조8호에는 “출퇴근이란 취업과 관련해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 또는 한 취업장소에서 다른 취업장소로의 이동을 말한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37조1항3호 나항에는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라고 명시해 기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의 출퇴근재해’와 달리 ‘통상적 출퇴근재해’를 도입했다.

일단 법령상 통근재해 개념은 공무원연금법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정의규정이 다르고, 입법 방법은 일본 노재보험법과 비슷하다. 즉 통상적 출퇴근재해 규정을 도입하고, 경로의 일탈·중단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배제하되 예외적인 경우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입법 방법에서는 출퇴근재해를 업무상재해와 별도로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방법이 아니라 업무상재해로 포함해 적용하는 일원론적 방법을 취했다.

산재보험법과 시행령 개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출퇴근재해 업무처리지침’(2017년 12월28일, 2016-48호)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공단은 지침에서 ‘주거의 개념, 취업관련성 및 취업장소, 통상적인 경로 및 방법, 출퇴근 경로 일탈 및 중단’ 항목으로 업무처리 기준을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일단 지침상 취업관련성 부문에서 ‘2시간 원칙’이 명시됐다. 업무종료 뒤 업무 외 사유로 사업장 내에서 상당한 시간을 초과해 머문 뒤 퇴근하는 경우에는 취업관련성이 없는 경우로 해석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2시간으로 본 것이다. 현행 지침에서는 ‘2시간을 초과한 경우라도 업무관련성을 입증하는 경우’에는 통근재해로 본다. 독일법 해석원칙을 따른 것으로, 반드시 2시간 원칙이 우리 법률상 당연히 인정돼야 할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퇴근 의사가 명확한 이상 사업장에 머문 수량적 시간만으로 취업관련성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

둘째, 일탈·중단시 보호 대상을 ‘경로상 사고’에 한정하는 문제다. 지침은 경로 일탈·중단 중 사고는 보호받을 수 없고, 반드시 ‘이동 중인 재해’만 보호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일본 법령 해석일 뿐이다. 일본 법령이 일탈·중단 중 사고를 업무상재해에서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 해석이 이원론에 기초한 일본 법령 해석과 같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현행 법령은 출퇴근을 ‘이동’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일탈·중단이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재해로 보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출퇴근재해’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동 중에 일탈 중단의 예외 ‘행위’에 대해서도 입법론적으로 보호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법령 해석뿐만 아니라 일원론에 기초해 출퇴근재해 관련법을 만든 프랑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 자체를 보호한다.

셋째, 휴게시간 중 재해와 요양 중 사고 규정이 불합리하다. ILO 협약에서 예정했던 통근재해는 주거와 취업장소의 이동 중 재해뿐만 아니라 통상의 식사장소와 취업장소 이동 중 사고도 포함하는 것이다. 공단은 '업무상재해 판단 관련 업무지시'(요양팀-1939, 2009년 3월23일)를 통해 점심시간에 사업장 외부식당 이용 중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재해에 포함하지 않는다. 취업관련성이 보다 강한 휴게시간 중 재해를 부정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요양기간 중 주거지와 의료기관을 이동하다 발생한 사고 또는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사고도 보호해야 마땅하다. 출퇴근재해 지침을 마련하면서 휴게시간과 요양 중 재해 관련 사고 지침을 변경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다.

넷째, 예외 인정범위를 소극적으로 해석·예시하고 있다. 가령 지침상 요양 중 병원에 계신 부모님을 방문하는 것은 ‘돌보는 행위’로 포함하지 않는다. 지침은 시행령 35조(출퇴근 중의 사고)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를 일탈·중단의 적용 예외로 해당 행위를 열거하고 있다. 1호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2호는 직업능력 교육이나 훈련을 받는 행위, 3호는 투표권 행사, 4호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기관에 데려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 5호는 의료기관 진료행위, 6호는 요양 중 가족을 돌보는 행위, 7호는 1~6호 행위 중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7호를 기반으로 1호부터 6호를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각 호를 기준으로 보면 예외적 행위 해석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 밖에 행사(회식) 이후 귀가 중 발생한 재해와 통상적인 통근재해와의 구분 및 기준을 명시하지 않은 점, 자동차보험과의 상관관계 및 각 사안 등에 있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을 세부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 통근재해에 대한 세부적 조사요령이 누락된 점 등을 보면 향후 입법취지에 맞게 지침을 수정하거나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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