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외벽작업을 위해 설치한 안전작업발판(SWC)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4일 해운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사고 당시 건물 외벽과 구조물을 고정하는 장치가 빠진 이유를 찾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공사현장 외벽 콘크리트에는 층마다 길이 40센티미터 크기의 앵커(콘)가 박혀 있다. 이곳에 역삼각형 모양의 슈브라켓(고정장치)과 길이 45센티미터 볼트가 들어가 SWC를 지지한다.

이번 추락사고는 엘시티 A동 공사장 55층에 설치된 SWC 구조물 4개 중 두 번째 구조물을 56층으로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슈브라켓 4개가 모두 이탈하면서 일어났다. 슈브라켓 하나는 앵커와 붙은 채 발견됐다.

사고로 구조물 안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명이 구조물과 함께 200미터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지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관리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은 철 구조물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 추락한 구조물 파편에 부상을 입은 노동자는 4명이다.

사고 현장에는 추락 대비 안전시설은 있었지만 구조물이 통째로 추락할 것을 염두에 둔 안전시설은 없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국내에서 구조물 자체가 떨어진 사고가 없었던 데다, 안전보호망 등 관련 규정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건설노동계는 "이해하기 힘든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강한수 건설노조 부울경건설지부 교육선전부장은 "유압방식으로 인상작업 중 구조물이 통째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0년에는 해운대 현대아이파크에서 62~64층 외벽에 설치한 발판이 추락하면서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작업을 마무리하고 구조물을 벽에서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반면 엘시티 공사현장 추락사고는 유압펌프를 이용해 구조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강 부장은 "외벽에 구조물을 고정한 상태에서 유압으로 조금씩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는 웬만해선 추락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사고원인을 정말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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