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노동자 규모가 회사가 추진하고 노동계가 예측한 숫자를 크게 웃돌았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이달 2일까지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 사무직 노동자 500여명과 생산직 2천여명을 더한 2천500여명이 신청했다.

군산공장 소속은 전체(1천550명) 노동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천여명이나 됐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6일 군산공장 폐쇄를 예고한 뒤 군산·창원·부평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회사는 퇴직금에 더해 2~3년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지원을 희망퇴직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초 한국지엠은 2천여명 감원을 추진했는데, 실제 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이보다 많았다. 희망퇴직 접수기간 중반까지만 해도 500여명에 불과하던 신청자는 막바지에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한국지엠이 희망퇴직 막바지 직원들에게 ‘추가 조건은 없고, 마지막 희망퇴직’이라는 방침을 전달하면서 신청자가 몰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2일 지엠이 한국 정부에 한국지엠 전체 인력(1만6천명)의 30%인 5천여명 감축계획을 자구안으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지엠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희망퇴직 인원이 생각보다 많은 것은 희망도 전망도 주지 않는 회사에 노동자들이 지쳐 버린 탓”이라며 “노조도 제대로 된 전망과 비전을 내놓지 못해 조합원들이 또 다른 전쟁터나 다름없는 실업의 길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 보도를 정부와 회사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지엠 행태를 보면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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