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까치집은 흔하다. 근린공원이며 주택가 나무 위에 크고 작은 둥지가 많다. 거기 매해 고쳐 가며 오랫동안 까치가 산다. 텃새다. 익숙해 관심 끌 일도 없다. 고압선 주변 전신주에 지은 둥지가 정전사고를 일으켜 가끔 뉴스에 오른다. 설날 즈음이면 노래 배운 아이들이 반짝 관심을 둔다. 굴뚝도 흔하다. 크고 작은 공장에, 또 주택가 한편에 열병합발전소 굴뚝이 적지 않다. 겨울이면 연기 더욱 선명해 눈에 띈다. 대개는 익숙한 풍경에 그쳐 관심 끌 일이 없다. 언젠가부터 연기 나오지 않는 굴뚝에 사람이 올라 산다는 뉴스가 돌았고, 설날 즈음에 거기에 떡국이 올라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별일도 없다. 봄철 산란기를 앞둔 까치들이 분주하게 날며 '내 집 마련'에 열을 올린다. 눈여겨 살피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굴뚝 아래 사람들이 또 한 끼 밥을 매달아 올린다. 100일도 훌쩍 넘어 익숙한 솜씨였다. 한강 선유도공원 까치집 저편 흐릿한 굴뚝에 오늘도 연기 오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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