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노조
드라마 제작 노동자 10명 중 9명이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다산인권센터·청년유니온을 비롯한 단체로 구성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TF’는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환경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월26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이뤄졌고, 촬영·조명·연출·소품을 비롯한 드라마 제작 스태프 113명이 참여했다. 일부 문항에는 110명이 답했다.

조사 결과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응답한 110명 중 105명(95.5%)이나 됐다. 20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한 이도 72명(65.4%)이다. “장시간 노동 뒤 직접 운전해 졸음운전 위험이 있다”거나 “밤샘하고 운전하다 사고 난 적이 여러 번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한 노동자는 “과로로 건강 이상이 생겨도 쉬는 날이 없어 병원도 못 가고, 가더라도 개인 비용으로 처리한다”고 말했다. 또 “촬영 시작 전부터 짐을 싸 와서 사무실에서 먹고 잔다” 또는 “추운 날 야외촬영을 하다가 머리가 어지러워 이러다 죽겠다 싶었던 적도 수십 번 있다”고 대답한 노동자도 있다.

월급은 평균 382만원이었다. 현금이 아닌 상품권으로 임금을 받은 사례가 2건, 촬영 소품이나 PPL(간접광고) 물품으로 받은 사례가 2건 제보됐다. 근로기준법에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임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미지급된 사례도 9건이나 드러났다.

응답자 84명 중 61명(72.6%)이 촬영 중 안전문제가 있다고 했다. 113명 중 70명(61.9%)이 부상을 경험했다. 다쳤을 때 본인이 치료비를 전부 부담한다는 노동자는 응답자 66명 중 40명(60.6%)이다.

TF는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드라마 제작업체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JTBC <미스티>, KBS <라디오 로맨스>, OCN <그 남자 오수>, tvN <크로스>가 문제 드라마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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