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논란을 겪고 있다. KT&G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주주 경영참여'를 명분으로 사외이사 두 명을 추천하자 노조가 “경영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총과 담배인삼노조(위원장 김용필)가 26일 성명을 내고 “KT&G의 지분 6.93%를 보유한 기업은행이 주주제안 형식을 빌려 낙하산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고 주주총회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의 이 같은 행태는 정부의 부당한 경영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경영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다 이달 2일 기업은행이 “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고 오철호 숭실대 교수(행정학)와 황덕희 변호사(법무법인 서울)를 사외이사에 추천했다.

기업은행은 백복인 KT&G 사장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백 사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담배업체인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분식회계·배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김용필 위원장은 “백복인 사장 문제와 별개로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추천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상당 부분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행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것은 관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G는 다음달 16일 주주총회에서 백복인 사장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노총과 노조는 “정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기업은행이 KT&G 지분보유 목적을 변경하면서까지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것은 KT&G를 정권 전리품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하지 마라’고 지시했는데도 일선에서는 민간기업에 대한 인사·경영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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