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와 사무금융연맹·정의당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열사 현대라이프생명에서 불거진 보험설계사 해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현대자동차그룹에 요구했다.
금속노조가 현대자동차그룹에 현대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대량해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현대라이프생명에 적립하는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기겠다고 경고했다.

금속노조와 사무금융연맹·정의당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그룹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라이프생명은 전국 70여개가 넘던 영업점포를 모두 폐쇄하고 보험설계사 임금에 해당하는 영업수수료를 50% 삭감했다. 2천여명에 이르던 설계사들은 최근 15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동근 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장은 "특수고용직인 설계사들은 회사에서 해촉되거나 그만둘 경우 3년에 걸쳐 나눠받게 될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불공정계약을 한 상태"라며 "임금삭감과 영업점 폐점으로 설계사들이 일을 못하게 만들고, 스스로 떠나면 회사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보험설계사가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해고했다는 점에서 재벌 대기업의 갑질행태로 규정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가 재현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차원의 사태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정의당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 매출의 80%가량이 현대자동차그룹 노동자들의 퇴직연금 운용으로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개인영업은 포기하고 텔레마케팅과 퇴직연금·단체보험 등 법인영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최근 현대차그룹에 계열사에서 발생한 대량해고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퇴직연금 운용사를 교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싸움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엄강민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량해고를 멈추지 않으면 현대차그룹 노동자의 퇴직연금을 바탕으로 한 자본 축적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퇴직연금을 옮기겠다는 경고가 허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 조합원은 9만6천여명이다. 13개 사업장에 18개 지부·지회가 조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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