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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특례 폐기 표류, 죽어 가는 노동자와 방치되는 시민안전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노동자에게 하루 18~20시간, 주당 70시간 또는 8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무제한으로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인 노동적폐 악법 '노동시간 특례 59조'가 단 한 자도 달라지지 않고 살아 있다. 정치공방과 졸속 근로기준법 개악 논의와 엮여 국회 논의가 표류되면서 노동자·시민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정부·정치권은 언제까지 죽음의 방조자가 될 것인가.

근로기준법 59조 노동시간 특례제도의 법 제도적인 문제점은 누누이 지적돼 왔다. 첫째, 1961년 도입 이래 사업주 이익만을 앞세운 규제완화로 '공익요건, 정부 승인, 노동시간 상한' 모두가 삭제되면서 사업주 맘대로 무제한 노동자 이용권으로 전락했다. 둘째, 대상 업종이 57년 동안 단 한 번도 달라지지 않아 26개 업종에서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820만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셋째, 대상 업종 선정기준 근거가 없어 시민안전과 직결돼 있는 버스·택시·항공·공항 지상조업·화물 등 75만명의 운송 및 운송서비스업과 의료사고 원인이 되는 87만 보건업이 통째로 적용된다. 공익·시민안전과 접점을 찾을 수 없는 방송·영화·오디오 기록물 제작과 영화관 운영에도 적용된다. 2015년 기준으로 노동자 820만명이 적용대상인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 정부 통계상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과로사망 노동자만 487명이다. 매달 3.6명의 특례업종 노동자가 과로로 목숨을 잃었다. 버스와 택시 육상운송업은 다른 업종보다 세 배 많았다.

과로사·과로자살 실태는 참혹하다. 지난해 집배노동자 과로사·과로자살이 연달아 발생했으나, 공무원연금 대상으로 통계에서 제외된다. 수많은 과로자살은 대부분 산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현행 산재보상이 자살에 엄격하므로 아예 신청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1년에 590여명의 노동자가 업무로 인한 자살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에 과로사·과로자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다.

노동시간 특례 폐기가 방치되면서 특례업종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 이한빛 PD의 죽음 이후에도 방송업 장시간 노동은 여전하다. 설 연휴 직전인 2월12일에는 33세 드라마 스태프가 과로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지상조업을 하던 한국공항 노동자 이기하씨가 과로사했다. 집배노동자 죽음도 이어졌다. 일터 괴롭힘 문제가 제기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는 하루 16시간 장시간 노동을 했다. 심지어 지난해 서울의료원은 법의 감독·처벌을 피하기 위해 노동시간 특례 서면합의를 했다. 감독과 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편법 서면합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간 특례가 유지되면서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오산 버스 교통사고 이후에도 두 달 뒤 택시사고로 시민 2명이 사망했다. 같은해 11월 김포에서도 시민 1명이 숨졌다. 모두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이틀 연속 18시간 일하고, 월 270만원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던 버스기사 노동자는 해고와 3년형을 구형받았다. 배상금 마련으로 가정이 파탄 났다. 그럼에도 특례 적용 버스·택시의 장시간 노동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올해 1월 밀양 화재참사로 50명이 사망했다. 2014년 장성요양병원 화재참사 이후에도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장성요양병원 화재참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법제화 논의에서 보수정당 반대로 전체 병원으로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례 26개 업종에서 10개 업종 유지는 논리적 근거도, 현실적 타당성도 없는 정치적 타협에 불과하다. 죽도록 일하다 결국 죽는 노동자들이 넘쳐나고, 회사 근무시간표대로 일하다 교통사고로 의료사고로 살인자가 돼 버리는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고통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가. 국회는 노동시간 특례 59조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

최명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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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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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 2018-02-28 07:03:08

    인천공항공항운송 특례업종에 공익사업장 토.일
    휴일근로수당없고 도대체 세계1위공항 혜택은
    무엇인가요? 하루24시간 근무를 시켜도
    아무런 법적제한이 없다?
    우리는 사람아닌가요?
    Oecd 국민 아닌가요?   삭제

    • 힘들어요. 2018-02-27 22:01:01

      긴호사입니다.
      오늘 새벽에 출근해서 어두운 밤에 퇴근했습니다.
      오늘 해를 본적이 없습니다.
      출근만 출석채크하고 퇴근시간은 체크안합니다.
      8시간 근무여도 10시간 이상근무하는데, 특례업종은 제외라니요!!
      어의상실입니다.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니들 한번 뛰어봐라! 특례업종!!!!   삭제

      • 권오윤 2018-02-27 18:09:30

        최저임금이 오르면 근로시간을 줄입니다
        줄인 근로시간에안에어떻게입금이 되는지 하루에교대차는
        12시간 1일차는16시간 피로가누적되어 졸음을달고 다니는데
        정부는 알면서도 모르는척하는건지 대형사고가 나야 고쳐 질려나 너무힘들어요 도와주세요   삭제

        • 악어 2018-02-27 07:44:45

          5년간회의 한 것이 이것이냐...
          특례업종을 폐지하지않은 이유?
          공항근무자 사망소식을 못들었나?
          근로감독도 못하는 것들이 왜 남겨..?   삭제

          • 김창구 2018-02-27 00:20:17

            정말이지 버스기사들 하품하면서 운전하는것보면 덜컥 사고라도날낀 겁이납니다!
            하루꼬박 열대여섯시간 운전한다고 입장을 바꾸어본다면,난 하루도못할거같은데..
            특레업종폐지 빨리좀 해결하슈!국회에서 맨날 이권다툼만 하지말고..
            맨날 쌈질만하니,국개의원도 시급받으란소리가나오잖소!
            조만간 좋은소식 기다리면서......~^   삭제

            • 방송업 2018-02-26 10:42:28

              방송 무대 세트 제작을 하는 직장인입니다.

              매일 16시간 이상 주6일 근무, 밤샘작업때는 42시간 연속 근무,

              힘없는 노동자라서 아무런 희망이 없습니다.

              살려주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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