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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사업장 노동자와 함께 누리는 휴일·휴가

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한 노동시간단축 안은 사실상 ‘휴일·휴가제도 개선’의 연장선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안은 국회에서 발의된 휴일·휴가제도 법 개정안을 망라한다.

첫 번째 방안은 주휴일 노동을 금지하되 이를 어기는 사용자를 처벌한다. 휴일에 출근해 일하는 노동자에겐 통상임금의 1.5배 수당과 일한 시간의 1.5배 휴가를 보상한다. 예외적으로 허용된 휴일에 일하면 금전보상 없이 일한 시간의 1.5배만큼 휴가를 준다. 두 번째 방안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을 민간부문에도 유급휴일로 보장한다. 불가피하게 공휴일에 일하면 다른 날에 유급휴일을 부여한다.

두 방안은 노동시간 상한 축소를 전제로 한다. 최대 주 68시간까지 가능한 현행 노동시간 상한은 2021년 7월까지 52시간으로 줄어든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1주는 7일로 해석한다. 여기에 주휴일 노동 금지 또는 공휴일 유급휴일을 선택하는 방안이다.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 논란을 휴일·휴가 확대로 갈음하는 셈이다. 두 방안은 2021년 7월에 적용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여당은 주휴일 노동 금지 방안을 선호하는 듯하다.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노동시간과 휴일·휴가제도에서 일대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5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 가운데 휴일에 일하는 노동자만 18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한다. 16.5%의 노동자들이 유급 주휴일에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관공서 공휴일을 민간부문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민간부문은 단체교섭·취업규칙에 따라 휴일 여부를 결정하거나 연차휴가를 사용한다.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는 공휴일에 쉬지 못하고, 연차휴가조차 제대로 못 쓴다. 2016년 기업체 노동비용조사에서 공휴일 미적용 또는 일부 적용 비율을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8.9%에 불과했다. 반면 30~99인 사업장(28.3%), 10~30인 사업장(27%) 노동자들은 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휴식권도 기업 규모별로 격차가 심화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주요국은 법률로 공휴일을 보장한다.

주휴일 노동을 금지하거나 공휴일을 법으로 보장하면 기업 규모별 휴일·휴가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둘 다 필요함에도 선택해야 한다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일하는 문화의 변화는 시간문제다. 제도개선은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예고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로사회를 언급하며 연차휴가 사용을 강조했다. 여당은 연차휴가를 2주 연속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초과노동 단축을 위해 ‘노동시간저축계좌제’ 도입을 예고했다. 일감이 늘었을 때 법정노동시간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방식이다. 대신 불황이 닥쳐 일감이 줄면 저축한 노동시간만큼 수당을 받거나 유급휴가에 들어간다. 초과노동과 임금비용을 동시에 줄이면서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는 방안이다. 휴일·휴가를 확대하게 되면 노동시간저축계좌제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를 제도화하면 연간 노동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물론 확대된 휴일·휴가만큼, 노동시간을 저축하는 만큼 노동자는 줄어드는 임금총액을 감수해야 한다. 사용자는 추가 인원을 선발하거나 일하는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정부·여당의 안에 재계가 반발하고, 노동계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까닭이다.

단순한 셈법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은 노사 양측의 장기적 이익에 기여한다. 오래 일하는 이들보다 잘 쉰 이들이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노동시간 상한 축소와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 여부를 두고 마냥 줄다리기만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노동시간단축과 휴일·휴가 분리는 제도개선 가능성조차 차단하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총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면 휴일·휴가 확대를 포함한 복합적 처방은 불가피하다.

노동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 임금이 다소 줄더라도 노동시간 상한 축소와 병행하는 휴일·휴가 확대를 전향적으로 수용했으면 한다.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와 함께 누리는 휴일·휴가를 고려했으면 좋겠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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