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대표성 제고 차원에서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미조직·비정규직·중소기업·영세 소상공인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하지만 참여주체 확대는 다른 문제다."(김영완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논의가 본격화하는 마당에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 중인 경총이 참여주체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출범 20주년을 맞아 22일 개최한 공개토론회서다.

노사정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포용적 노동체제의 비전과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자 대다수가 참여주체 폭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한 반면 한국경총은 "합의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대화 참여주체 확대해야" vs "실효성 있는 대화 어려워"

'노동존중 사회와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모색'을 발제한 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적 대화 주체를 재구성하자고 주문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노사정 주체들은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대부분 근시안적 관점에서 단기적인 자기이익 극대화 전략을 구사했다"며 "결과적으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서 양극화를 방치함으로써 그에 따른 고통이 비정규직·간접고용 등 주변부 노동자층에 전가되는 데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적 대화체제 대표성 제고 차원에서 우리 사회 90%를 점하면서도 사회적 대화에서 소외된 비정규직과 중소·영세기업 노사, 소상공인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노사정위는 남성·50대·대기업·엘리트 중심을 대변해 왔고, 양대 노총 또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며 "다양한 층위와 이해관계자들을 새로 포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외연확대가 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조직 근로자, 중소·영세기업 노사, 소상공인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건 추구해야 하지만 참여주체 확대와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 본부장은 "현 노사정위 참여주체만으로도 불참·탈퇴·복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참여주체를 확대하면 실효성 있는 논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총 일각에서 참여주체 확대 부정적?

한석호 전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은 "사회적 교섭 대상이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양대 노총 일각에서 우려 목소리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비정규직·청년노동·여성노동에 대한 양대 노총의 대표성 상실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은 "한편으로는 타당하지만 한편으로는 타당하지 않다"며 "실제 양대 노총이 모든 노동을 대변하지 못하는 건 엄연한 현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양대 노총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확장되는 새로운 사회적 교섭 틀 상임대표로 기존 노사정 주체를 세우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사회적 대화 참여주체 확대에 동의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양대 노총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비정규직 대표로 꼭 비정규직단체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며 "민주노총과 독립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노조 대표자가 들어오면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사용자측의 주요한 사회적 약자인 영세 중소기업 사용자들이 대화기구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사회적 대화 지향점으로 '포용적 노동체제'를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포용적 노동체제는 오랜 기간 배제되고 주변화된 노동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연대를 강화하는 사회질서"라며 "노동은 목적어가 아닌 주어의 위치에 놓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노동 있는 민주주의'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노동을 배제하는 경제운용 방식은 민주주의 핵심원리와 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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