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쪽이 설연휴 직전 우리를 우롱하는 것처럼 ‘연휴 기간에는 농성장을 침탈하지 않을 테니 맘 편히 명절을 보내라’고 말하더라고요. 고양이 쥐 생각하는 건지, 기가 막혔습니다. 청소·경비노동자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장의 말이다. 분회는 19일 현재 35일째 연세대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하고 있다. 학교측이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청소·경비노동자 31명의 자리를 채우지 않고 초단시간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다.

서경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연세대 캠퍼스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이달 24일과 26일 잇따라 입학식과 졸업식을 치른다. 이경자 분회장은 “연세대에서 하는 주요 행사마다 학교가 청소·경비노동자를 구조조정한 사실을 알리는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연세대가 스스로를 먹칠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다혜 지부 조직부장은 “지난 2011년 생활임금 쟁취 투쟁 당시 32일간 파업과 본관 점거농성을 했는데 올해 최장 농성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고려대와 홍익대가 청소·경비노동자 문제를 해결했듯 원청인 연세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한 고려대와 홍익대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구조조정안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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