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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
▲ 노동운동가 (jshan8964@gmail.com)

어찌 되든 올해는 사회적 교섭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노총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예전만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에서 민주노총 기존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 배경이다. 전임에 비해 전향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도 배경이다.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교섭 틀을 합의한다면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사회적 교섭이 시작될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 교섭 틀에는 노·사·정 외에 비정규직·청년노동자·여성노동자·중소상공인 등의 대표성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 교섭 틀이 확장되는 것과 관련해 양대 노총 일각에서는 양대 노총의 대표성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반대할 수도 없는 처지다. 양대 노총 대표성의 한계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민주노총은 기존 노·사·정만의 틀에 들어갈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제아무리 이름을 바꿔도 형식이 그대로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와 다를 바 없기에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 교섭 틀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대의원대회를 통과할 수 있다.

양대 노총 일각의 대표성 축소 우려와 관련해 쓸데없는 논쟁을 줄이기 위해 확대된 새로운 사회적 교섭 틀에서 기존 노·사·정이 상임대표단을 맡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게 아니라도 방법은 찾으면 나올 것이다.

치열한 교섭이 될 것이다. 이리저리 눈치도 볼 것이다. 각 단위는 교섭 주도권을 쥐려고 상대방을 향해 사회적 비난을 집중시킬 것이다. 상대방에게 더 많은 책임과 양보를 주문할 것이다. 숱한 통계자료가 인용될 것이고,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 공개토론과 논쟁도 벌일 것이다. 불리한 쪽은 틈만 나면 판을 깨려 할 것이다. 만만치 않은 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쉬운 판이 될 수도 있다. 사회적 책임을 나누겠다는 전제가 깔리면 된다. 어느 단위가 사회적 책임을 더 많이 나눠야 할지 이미 해답은 나와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통계 중에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점유율 추이가 있다. 1996년 기준으로 전체 부가가치에서 자본소득이 점유하는 비율은 20.2%였고, 임금소득 상위 10%는 16.0%를 차지했다. 그때도 두 단위 모두 높았다. 그에 비해 임금소득 하위 90%는 점유율이 46.6%였고, 비임금 근로소득(자영업자)은 17.3%에 머물렀다. 유리지갑인 임금소득과 달리 자본소득과 비임금 근로소득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기에 두 소득의 점유율은 통계보다 더 높을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 양극화를 읽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사회 양극화에서 누가 혜택을 보고 누가 고통을 당하는지 보여 주는 것에도 지장이 없다.

14년이 흐른 2010년 점유율 추이다. 자본소득은 32.5%로 껑충 뛰었다. 자본소득이 다 재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 중에서도 부모에게 물려받아, 또 고임금이나 주식을 통해 자본소득을 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본소득의 절대 비중은 재벌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32.5%의 부가가치 점유율을 차지한 이 집단이 사회적 책임을 가장 많이 나눠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단위는 임금소득 상위 10% 집단이다. 이 집단의 2010년 점유율은 20.1%였다. 4%포인트 늘었다. 그 시기 하위 90% 임금소득 집단의 점유율은 38.8%로 7.8%포인트나 주저앉았다. 비임금 근로소득은 8.5%로 반토막 났다. 이것을 임금소득만으로 비교해 봤을 때 상층 중심부노동 10명 소득이 20.1%를 차지하는데, 하층 주변부노동 90명 소득은 38.8%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상위 10% 임금소득 집단이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노동운동 일각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자본에게 빼앗아 주변부노동과 민중에게 나누자. 노동자가 왜 나누느냐. 그러면 좋다. 자본소득 점유율 전부(32.5%)를 하위 90% 임금소득(38.8%)과 비임금 근로소득(8.5%)에 더한다고 치자. 그래도 합쳐서 겨우 79.8%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상위 10% 임금소득은 여전히 20.1%를 차지한다. 매우 높은 점유율이다. 그래도 노동자니까 나누면 안 된다고? 사회적 책임은 자본만의 문제라고? 중심부노동과 주변부노동의 노동분단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주장이다.

물론 실제 교섭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핵심 문제로 고민될 것이다. 각 단위는 그것을 놓고 치열하게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전제로 가져야 할 자세가 바로 누가 사회적 책임을 주요하게 나눌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것이 전제되면, 교섭은 한국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노사관계를 새롭게 재편하는 건강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사회적 교섭을 통해 풀어야 할 사회적 책임은 재벌을 비롯한 자본소득 집단, 그리고 중심부노동에도 있다. 그것을 통해 양극화 완화와 노동분단 해소의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운동가 (jshan8964@gmail.com)

한석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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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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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극사 2018-02-19 11:08:43

    통계가 좀 왜곡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상위 10% 노동자가 뭐 하는 사람들인지 조사는 해보셨습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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