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열린 '하얼빈 빙설대세계'에 투입됐던 건설노동자들이 행사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화려한 축제가 끝난 뒤 남은 것은 임금체불”이라며 “정부와 축제 시행사는 체불임금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18일 강원건설노조에 따르면 2016년 1월 열린 평창 알펜시아 빙설대세계에 투입됐던 건설노동자 60여명이 11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당한 상태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15년 6월 시행사인 ㈜트루이스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세계 3대 겨울축제인 중국 하얼빈 빙등제를 평창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신만희 공사 사장은 당시 “평창 동계올림픽 붐 조성과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알펜시아 하얼빈 빙설대세계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공언했다. 공사는 유휴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하얼빈 빙설대세계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그러나 평창으로 온 하얼빈 빙설제는 흥행에 참패했다. 시행을 맡은 트루이스트는 건설노동자들의 임금 일부와 중장비 임차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노조는 2016년 6월 시행사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오희택 노조 사무처장은 “검찰은 지난해 4월 무혐의 처분을 내릴 때까지 단 한 차례도 고소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고소인 주소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옛 주소지로 처분 결과를 통보하고서는 수취인 불명으로 처리해 노동자들은 최근까지도 처분 결과를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노동자들은 덤프·굴삭기 등 건설기계장비 할부금을 갚지 못해 캐피탈 회사에 장비를 빼앗긴 상태”라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몬 공사와 시행사는 체불임금을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피해 노동자들은 19일 평창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 하얼빈 빙설대세계 임금체불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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