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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카드로 정부 자금지원·노조 임금삭감 겁박5월 말까지 차량 생산중단 예고 … 지엠 "다른 공장 폐쇄 여부도 노조에 달렸다" 책임 떠넘겨
   
▲ 군산시
한국지엠이 13일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GM) 핵심 인사가 한국을 방문해 정부지원을 압박하는 가운데 터져 나온 소식이다. 법원은 같은날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부평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의 사용자가 한국지엠이라고 판결했다.

사측의 대대적인 노동조건 후퇴 요구로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지엠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최근 임금·단체협상에 첫발을 뗐다. 회사가 공장 철수를 무기로 정부에서 각종 지원을 따내고, 인건비 절감을 위한 포석을 깐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노조 2월 말까지 결단해야"=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는 몇 년 동안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으며, 수익을 창출하고 생존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첫 번째 단계로 회사는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 차량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군산공장 가동률이 최근 3년간 20%에 불과하다는 것을 폐쇄 이유로 적시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지부와의 교섭에서 "군산공장에 신차를 배정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엠의 올해 투자계획에도 군산공장 지원계획은 없었다. 회사가 군산공장 가동을 유지할 뜻이 없었다는 말이다. 이를 두고 회사가 협상카드로 공장폐쇄를 들이밀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리 앵글 지엠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올해만 두 차례 한국을 찾았다.

그는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을 만나 한국지엠 누적적자를 언급하며 정부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엠은 이날 앵글 부사장 발언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앵글 부사장은 "지엠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며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와 관련해 지엠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엄포는 일정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고형권 차관 주재로 관계기관회의를 열고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엠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한다"고 결정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되돌리기 위해 정부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별감리·불법파견 논란에 시선 돌리기?=회사는 군산공장 폐쇄를 빌미로 노동자에게 더 큰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지엠과 지부는 이달 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8년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지부에 임금과 복리후생비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노조 등 이해관계자에게 한국에서의 사업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며 “모든 당사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정상화 책임을 기름밥 먹으며 묵묵히 일한 노동자가 짊어져야 하는 것인지 반문한다”며 “회사의 파렴치한 행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비위행위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스스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와 노동계는 지엠이 한국지엠에 매기는 고금리 이자와 과도한 매출원가 등을 근거로 특별감리와 세무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지법은 이날 한국지엠 부평·군산공장 소속 비정규 노동자 4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군산공장 폐쇄가 이뤄질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해 최대 2만개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지엠은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지엠이 2018년 5월에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지난해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시기에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것은 단체협약상 노조와의 3개월 협의가 끝나는 시점이 5월 말이고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특혜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3조원에 육박하는 부채 등 한국지엠 경영위기가 어떻게 부풀려지고 왜곡됐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댄 암만 지엠 사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군산공장 외 나머지 공장의 미래에 대해서도 정부·노조와의 협상 결과를 보면서 몇 주 안에 결정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장기간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정부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하느냐, 노조가 인건비 삭감에 동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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