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참여연대와 청년유니온·금융정의연대 등 청년·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정남 기자>
"학벌 좋고 금수저라는 이유로 취업되는 사회에서 흙수저 청년들이 무슨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겠나."

"취업한답시고 스펙 쌓기 위해 수년에서 수십년 살아온 청년들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를 두고 청년들이 엄정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청년참여연대와 청년유니온·금융정의연대 등 청년·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은행을 비롯한 채용비리 은행들은 청년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성토했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5개 은행은 VIP 리스트를 작성해 특정 응시자나 특정 대학 출신자를 우선채용한 사실이 적발돼 빈축을 샀다. 이헌욱 변호사(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는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사회의 의무인데도 기업들은 채용비리로 공정한 사회를 근본부터 무너뜨리고 있다"며 "VIP 리스트나 특정 대학 우대는 면접관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이지만 처벌수위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용비리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비리를 저지른 기업과 연루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국회가 입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어느 학교 출신인지에 따라, 금수저인지 흙수저인지에 따라 당락이 갈라진 것이 이번 은행 채용비리 사건의 전말"이라며 "앞으로 청년들에게 노력하며 살라 말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수호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공공기관에서도 채용비리가 적발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민간기업인 은행에서도 비리가 드러났다"며 "자신의 삶을 취업 스펙 쌓기에 맞춰 왔던 청년들의 지난 시간이 부정당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정영학)는 이날 함영주 하나은행장 사무실 등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JB광주·BNK부산은행에 대한 압수수색도 관할 검찰에 의해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채용 청탁(6건)과 특정 대학 출신자 채용(7건)의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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