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동자
“정부지원금을 받을 때는 노사상생을 외치더니, 최저임금이 오르니 이제는 회사를 나가라니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여성가족부 앞이 여성노동자들의 하소연으로 가득 찼다.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회사가 사업부를 통째로 외주화하려는 바람에 직장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이들이다.

금속노조가 이날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레이테크코리아는 라벨·견출지 같은 사무용품을 만드는 회사다.

회사는 최저임금 인상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1월27일 포장부 작업장 폐쇄 및 외주화 방침을 공표했다. 회사 포장부에는 21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대부분 40~50대다.

노조는 “임아무개 사장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최저임금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거나 ‘포장부 직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 봤자 최저임금 값도 못한다’는 발언으로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포장부 직원들에게 경리나 영업업무 전적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여성노동자들을 회사 밖으로 내몰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성노동자들은 회사에 외주화 철회를 요구하며 이날 현재 16일째 공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회사에 장년고용지원금을 지급했다.

노조와 민주노총·정의당 여성위원회·서울여성회 등은 이날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지킴이’ 발족을 선언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갑질을 일삼는 레이테크코리아 사장의 만행을 규탄하고,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여성노동자들을 응원하고자 인권지킴이를 발족한다"며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여성노동자들에게 갑질 중의 갑질인 해고 위협을 일삼는 회사를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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