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5.25 금 16:33
상단여백
HOME 칼럼 기고
타워크레인 조종석 CCTV 설치해 조종사 감시한다고?김경신 타워크레인 조종사
   
▲ 김경신 타워크레인 조종사

건설현장 99%가 남성노동자들로 이뤄져 있다. 새벽에 건설현장으로 출근을 하면 여성 건설노동자들은 옷 하나 제대로 갈아입을 곳이 없다. 건설현장에는 여성노동자를 위한 화장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동용 간이화장실이 전부다. 문 앞에 ‘여성용’이라고 적혀 있지만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대부분 남성노동자라서 남녀 화장실 구분 없이 마구 들락거린다. 타워크레인 조종사 대기실이 있는 현장에서도 딱히 남녀 구분이 없다.

대기실도 탈의실도 없는 현장에서 여성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에게 조종석은 탈의실이고, 대기실이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보통 아침 7시에 출근해 짧게는 8시간, 길게는 10시간이 넘도록 한 평도 안되는 타워 운전실에서 보내야 한다. 땅에 발을 딛는 순간은 점심시간뿐이다. 이마저도 현장 공정 상황에 따라 내려오지 못하고 조종석에 앉아 김밥이나 짜장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내가 조종하는 타워크레인 위 운전석은 두 팔을 쭉 펴면 양쪽 벽에 손이 닿을 정도로 비좁다. 사방 1미터가 조금 넘을까. 그런데도 이런 조종실은 큰 편에 속한다. 대부분의 타워크레인 조종석은 조종을 위한 좌석만 간신히 있다. 조종석 내부는 한여름이면 섭씨 40도가 넘어가고, 겨울이면 칼바람이 들이닥칠 정도로 춥다. 여름에는 타워크레인에 올라 땀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기도 한다. 3면이 통유리로 만들어진 타워크레인 위에서 옷을 갈아입으려면 조종석 뒤에 쪼그리고 앉아야 한다. 도심 속에 세워진 타워크레인은 옆 건물에서 조종석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다.

여성 타워크레인 조종사도 인간이기에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성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방광염이나 오줌소태 등 배뇨장애를 가지고 있다. 높은 건물에서는 내부가 다 보이는 상황이라 타워크레인 위에서는 아무래도 남성 타워크레인 조종사들보다 생리현장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성노동자들은 타워크레인에 올라 일하는 동안 수분 섭취를 거의 하지 않는다.

타워크레인 조종석은 지상에서 낮게는 40미터, 높게는 100미터 이상 상공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은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눈뜨고 있는 시간 중 가장 오래 생활하고 머무는 공간이다. 노동을 하다 잠시 휴식시간을 갖거나 식사를 하기도 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손을 뻗으면 사방이 닿는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곳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한다고 한다. 지난해 반복된 타워크레인 사고 이후 국토부가 예방대책을 마련한다면서 발표한 많은 내용 중 타워크레인 노동자를 감시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타워크레인 조종석 CCTV 설치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조종석에 CCTV가 설치된다면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조종석 내부를 CCTV로 촬영하고, 그것을 저장해 검사기관에 제출해야 한다면 그 영상을 대체 몇 명이 돌려보게 된다는 것인가. 내가 조종석 내부에서 일하는 모습과 생활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일해야 할지 상상도 하기 싫다.

비좁은 조종석 안에는 CCTV 사각지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조종석에 앉으면 조종 레버는 허벅지 바로 양옆에 위치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일해야 하는 특성상 항상 허리를 굽히게 된다. 특정 신체부위만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신체가 CCTV 속에 담기게 된다.

안전사고 예방에는 아무런 해결책도 되지 않는 CCTV 설치를 대책이라고 내놓는 걸 보며 노동자들의 인권은 무시해도 좋다는 것인지 묻지 싶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조종사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없이 지적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타워크레인 위 노동자들의 인권을 없애는 것은 절대로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김경신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3
전체보기
  • 문성인 2018-02-09 10:37:43

    (타워크레인)사고는(짝퉁)비품 기계부품 사용과 신호수 불찰로 일어난 사고로 경찰조사결과 발표 되었는데 (타워크레인) 조정석에 (cctv)를 달아놓고 한평도 않되는 (타워크레인)노동자 일상을 감시하겠단 말인가? 높으신 양반님들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펜대만 굴리지말고 대한민국 건설현장이 얼마나 척박한지 한번나와보소 또 (타워크네인)조정실 (cctv)설치 당장 때려치우고 (타워크레인)외부 (트로리)에카메라설치 의무와 (타워크레인전문신호수)자격증 소지자 즉시 투입 하시오.   삭제

    • 배연근 2018-02-07 19:39:22

      국토부 양반님들 제발 생각좀하고 대책을 내놓시다 당신네들 공부도 많이 하고 나름 대그빡도 똘똘하잖소 근디 고작생각한다는것이 에라이 ××여 모르면 물어봐 타워종사자님께 모르는게 자랑이 아니여 타워년식 속이고 불량부품쓰고 무자격 으로 설해체 하고 불법파견 뭐 많찬여~책상에 안자서 점심은 뭐먹을까 생각만 하지말고 국민에 세금으로 먹고사는 양반들이 밥값은 해야지 그럼 못써 단디히좀 해라 단디히 욕처먹지 마시고 답답허다~   삭제

      • 쪽팔리지 말자 2018-02-07 12:53:37

        나라의 녹을먹는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자다.헌법에도 나와있듯이 국민의인권을 보호하긴거녕 감시하겠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국민이 아닌가요?문제가 생긴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원인을 해결할생각을해야지 공중화장실에서 사건사고가 빈번하다고 화장실에 cctv달겠다는 생각과 뭐가 틀리가요?국민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인권또한 중요합니다.타워크레인의 사고의 원인이 과연 어디에있는지 기사의 과실인지 장비의 문제점인지 건설현장의 안전에대한 제도적에 문제인지 몇몇타워회사에 건설사에 말만듣고 탁상행정이 아닌 직접현장나와 정확한실질적인조사가되야   삭제

        • 이정주 2018-02-07 12:51:08

          현장의 실태를 모르는 사람들이 내놓는 대책을 보며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옵니다.   삭제

          • 우리두리 2018-02-07 11:52:46

            타워크레인안에 cctv설치할생각하지말고
            국토교통부.타워회사에
            설치해서 당신들이 어떻게
            안전을위하서 일하는지보여주쇼~!
            타워크레인조종사들은
            인권도없는지알어~!
            하여간 공무원들이랑 타워회사는
            꼴똥같은생각만하네~!
            그거설치할돈으로 근로자안전교육강화하고
            안전점검이나 철저히해라~!   삭제

            • 박상표 2018-02-07 11:17:01

              정부에서 한다는 사고예방책이 고작 이따위 인가?
              이건 사고예방이 아니라 책임전가 하려는 고용주와고위급의
              계략인듯..
              누군가 나를 일시족일투를 감시한다 ...
              심적불안때문에 운전을 할수 있을까?
              도데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걸까?
              정부의 무책임한짓으로 세월호도 그렇듯 얼마나 소중한목숨들이 사라졌는가 제발좀부탁인데 죄없는타워기사님들 탓ㅇ살고 사회적구조부터 고쳐내소! 당신네들 안방에다 카메라설치하고
              얘기다시하자   삭제

              • 배병호 2018-02-07 11:02:31

                빨가 벗고 근무하는 동영상 보여 줄테니 설치해라
                철밥 통 들아ㆍ   삭제

                • 배곧 2018-02-07 10:30:57

                  국회의원및 모든 공무원들 책상에다가 카메라 설치 하라고 합시다 움직일때는 차에다 설치의무화 하고   삭제

                  • 한상진 2018-02-07 09:34:33

                    국토부에 개인적으로도 반대의견을 질의형식으로 보내 받아봤지만 여전히 지들 의견대로 추진한다는 답변 만 돌아왔다 도대체 초등학생 수준으로 무슨 정부일을 하며 어떻게 국민을 위한 정치행정을 한다는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다시 말하지만 실천을 하기에 앞서 현장을 제대로 살피고 헌법에는 위헌사항은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피해보지 않는 그런 정치 행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삭제

                    • 타워 2018-02-07 09:24:53

                      문재인대통령은 이런 탁상행정을 일반화하는 공무원들은 노동자의 적폐이며 국민의 암적인 존재이다 ㅡ사람이 먼저다ㅡ는 안전이 먼저다 ~!!!!   삭제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