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브로드밴드 자회사에 고용됐던 SK브로드밴드 노동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스스로를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했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6일 “노동자들 기만하는 홈서비스와 진짜사장임에도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SK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SK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5월 간접고용 하청노동자들을 민간기업 최초로 자회사로 고용하겠다고 홍보했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설립했다. 같은해 7월1일 대부분의 하청노동자들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7개월이 지났다. 지부는 올해 1월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조합원 실태조사를 했다. 전체 조합원 3분의 1인 530명이 참여했다. 이들에게 지부가 “자회사 홈앤서비스 전환 이후 정규직이 됐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정규직이 됐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15.5%(8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84.5%(448명)는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의 조합원이 자회사 전화을 전후해 “변한 게 없다”고 여겼다. 지부가 “자회사 홈앤서비스 전환 이후 나아진 점”을 묻자 64.2%(340명)가 “나아진 게 없다”고 했다.

지부 설문조사에서 “센터별 협력업체 소속이었을 때보다 SK브로드밴드 소속감이 커졌다”는 의견이 7.2%(38명), “업체별로 재계약이 이뤄지는 시기마다 있었던 고용불안이 없어졌다”는 답변이 24.3%(129명)으로 조사됐다. “임금과 복지가 향상됐다”는 응답은 4.3%(23명)에 그쳤다.

자회사 홈앤서비스 전환 이후 불만사항은 △저임금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함(59.8%·317명) △SK 직접고용이 아니라 여전히 자회사에 불과(23.0%·122명) △회사의 일방적인 업무지침 시행(10.8%·57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는 홈앤서비스 실험이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보여 준다”며 “진짜사장 SK는 홈앤서비스 실패를 인정하고 전면에 나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직접고용으로 사용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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