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소속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6일 민주노총에서 병원의 노조무력화 공작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 채용과정에서 특정 노조 가입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노조는 "신규사원 조직경쟁을 근거 없이 험담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체가 특정 노조 가입을 종용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용역업체에는 지부와 한국철도·사회산업노조 세브란스병원관리지부가 있다.

서경지부는 “업체가 신규채용 면접을 진행한 뒤 구직자를 미화반장 휴게실로 보내 체력테스트를 하고는 사측 관리자인 미화반장이 해당 노조 사무실에 인계했다”며 “이 자리에서 병원관리지부장이 지원자에게 노조 가입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 관리자가 지원자를 병원관리지부 사무실로 인계한 것을 봤을 때 회사가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노조에 특혜를 준 것”이라며 “사용자가 노조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설명했다.

서경지부는 “업체가 병원관리지부 가입원서를 작성한 사람만 합격시킨 정황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2016년 9월 이후 입사한 모든 노동자가 관리지부 가입원서를 작성하고 입사했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채용면접에 응시한 2명이 관련 제보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가입원서를 쓰지 않아 불합격했다"고 했다.

이날 서경지부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여기 오면 노조를 가입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병원관리지부장에게 지원자 A씨가 “복잡하다”고 하자, 지부장이 “복잡하면 본인이 안 다니면 되는 거다. 그런 걸 겁나 하고 그러면”이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병원관리지부장은 현재 퇴직한 상태다. 또 다른 제보자 서아무개씨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와 “이것(노조 가입)이 모두 하나의 코스고 이것이 끝나야 채용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그래서 이분(관리지부장)이 채용을 결정하는 것처럼 마지막에 언질 비슷하게 주셨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철도·사회산업노조 관계자는 “특별한 비위사실이 없는 한 지원자가 채용이 되는 구조”라며 “신규사원이 들어와서 당연히 해야 하는 조직경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운수노조가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우리에게 '독박'을 씌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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