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10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 삼은 인원 감축과 단시간 노동자 채용 등의 행태에 대해 노동부가 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서울시내 대학가와 빌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인력을 감축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청소·경비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지부장 장성기)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앞세워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며 “노동부가 기업들의 꼼수에 단호히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홍익대가 이달 1일 기존보다 줄어든 인원으로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청소노동자 4명이 해고됐다. 여의도 동아빌딩은 10일 5명을 감축했고, 세종로 대우빌딩에서는 경비노동자 3명이 쫓겨났다. 연세대·고려대·덕성여대·인덕대와 프레스센터는 정년퇴직자 자리를 충원하지 않거나 초단시간 노동자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장성기 지부장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이유로 중소·영세 상공인의 어려움을 얘기하지만 현재 사태를 보면 낮은 최저임금 혜택을 누가 받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대학 1년 예산이 수천억원인데 한 달에 겨우 몇백만원 아끼려고 청소·경비 일자리를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노동자들은 인력감축을 우려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노동부는 사용자를 처벌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부는 이날 노동부에 근로감독과 사업장별 노사정 대화테이블 마련을 요청했다. 이경자 노조 연세대분회장은 “우리 같은 최하위 노동자들이 십수 년 동안 쓸고 닦아 온 자리에서 그대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부가 하루속히 시정명령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11일 오후 일자리위원회가 있는 서울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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