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희망퇴직에 동참하는 노동자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금융권 정책에 따라 밀려나는 직원이 다수지만 금융산업 미래 불확실성을 우려한 자발적 선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권 노사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8일까지 직원 78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지난해 희망퇴직 신청자(280여명)의 세 배에 육박한다.

신한은행은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직급에 상관없이 연차와 나이 조건이 맞으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신한은행은 3년을 주기로 희망퇴직 대상을 3급 이상에서 그 이하 직급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올해 희망퇴직 신청자 중 3급 이상은 380여명, 이하 직급은 400여명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 관계자는 "은행원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확산하고 있고 앞으로 회사를 더 다녀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느끼는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4급 이하 희망퇴직 신청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도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시행한 희망퇴직에는 직원 400여명이 신청했다. KEB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은 희망퇴직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은행·증권사를 떠난 노동자는 7천600명이 넘는다. 시중은행 가운데 임직원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2천908명)이었다. 우리은행(658명)·신한은행(305명)·KEB하나은행(276명)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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