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한국예탁결제원지부(지부장 오봉록)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탁결제원은 부적격 낙하산 상무 선임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2월26일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 출신 이재호 상무(투자지원본부장)를 선임했다. 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이사회 당일 긴급 안건으로 발의해 통과시켰다. 당초 이사회는 임금교섭과 관련한 안건만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오봉록 지부장은 "이사들도 선임안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개최 2시간 전에야 통보받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인사가 아니었다"며 "은행업무 경험만 가지고 있는 인사가 증권 관련 특수업무를 다루는 예탁결제원 요직에 선임돼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이다. 주요 업무는 주식 실물 위탁보관과 유통이다. 관리하는 증권 액수가 무려 4천조원이다. 지부는 이번 인사가 금융관료들의 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상무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후임에 검증 과정을 거친 내부 직원을 임명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차일피일 미뤄졌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분위기를 살피던 사측이 연말에 기습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지부는 3일부터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옥 앞에서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날 직원 500여명이 서명한 낙하산 인사 반대 탄원서와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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