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산업노련
건국대병원 노동자들이 학교법인 건국대에 지불하는 과도한 전출금을 삭감하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8일 건국대병원통합노조(위원장 유주동)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2월까지 건국대병원의 학교법인 전출금은 446억원이다. 노조는 "올해 학교법인 전출금을 50% 삭감하라"며 5일부터 병원 로비에서 농성 중이다.

사립대병원은 병원 수익금 일부를 대학으로 전출해 대학 운영자금에 보탠다. 건국대는 매년 2월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직전 연도 수익을 바탕으로 한 해 전출금 규모를 결정한다. 그해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월할로 납입한다.

건국대가 지난해 2월 결정한 2017년 전출금은 65억원이다. 2016년 병원 전체 순이익(전출금 제외)인 54억원보다 11억원이나 많다. 건국대병원의 학교법인 전출금은 2009년 30억원에서 거의 모든 해 올랐다. 올해 2월 결정되는 전출금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대학 산하기관 설립이유를 볼 때 수익의 일부를 전출해 교육이라는 고유목적을 위해 재사용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학교법인이 한 해 순이익보다 많은 전출금을 가져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학교법인의 무리한 요구는 병원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병원 수익금은 당연히 병원 시설이나 장비교체·증축, 분원 등 재투자에 사용한 뒤 상식적 수준의 금액을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출금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주동 위원장은 “전출금이 학교법인을 거쳐 학교에 전해지는데, 학교법인이 중간에서 얼마간의 금액을 운영비로 사용하지 않겠냐”며 “전출금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법인이 일방적으로 전출금을 책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학교법인 이사회는 올해 2월 전출금을 지난해의 50% 수준으로 삭감하라”며 “전출금도 한 해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는 식으로 합리적인 규정을 만들어 책정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이수진 의료산업노련 위원장을 비롯한 연맹 간부들이 농성장을 지지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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