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조합을 통한 노동자들의 경영참여 움직임이 활성화하고 있다.

3일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에 따르면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투자'에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주주제안'으로 변경해 공시했다. 주주제안을 하거나 사외이사 추천 같은 경영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연말 기준 은행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18.52%)와 국민연금(9.45%), 과점주주인 사모투자펀드 IMM PE(6%)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최인범 지부 부위원장이 조합장을 겸하고 있다.

노조 KB국민은행지부에 이어 우리은행지부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경영참여를 추진하면서 올해 금융권에서 노동자들의 사외이사 추천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잇따를 전망이다. KB국민은행지부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사외이사추천 주주제안을 신청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지부는 정부가 가진 지분(예금보험공사 소유) 매각이 완료되면 주주제안에 나선다.

노조는 "투자 목적의 주주들은 주가상승과 배당을 희망하기 때문에 단기간 성과를 내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며 "이런 의사를 수용한 경영진이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는 상품 판매를 독려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사주조합은 회사 장기 발전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경영에 참여할 경우 은행을 건강하게 바꿔 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노조가 직원 복지조건 등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지만 경영에는 관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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