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회사로 전환되면 지금보다야 고용이 안정되고, 처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지요. 그런데 오늘 회사가 준 근로계약서를 보니 정말 엉망이에요, 엉망."

한국공항공사 용역업체에서 일하다 임시회사 KAC공항서비스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2일 첫 출근을 했다. 기대감을 보이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환 대상자인지 아닌지조차 모를 정도로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과 임시회사가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시설 유지·보수업무를 하는 전종남 전국시설노조 김포공항지부장은 “전환 대상자인지 궁금해 물었더니 공사 관리자가 그제서야 용역업체 토목·조경팀 46명 전원이 임시회사 소속으로 전환됐다는 소식을 알려 줬다”며 “구두로 전환 소식을 들었지만 공식 공문을 받지 못해 찝찝하다”고 말했다. 손경희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강서지회장은 “전환 대상자가 580여명이라고 어렴풋하게 들었지만 정확하게 몇 명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모든 진행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KAC공항서비스가 노동자들에게 제시한 근로계약서도 논란이다.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는 아직 노동자 처우에 대해 합의하지 않은 상황인데 회사가 근로계약서부터 내밀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손 지회장은 “임금안이 협의되지도 않았는데 근로계약서를 먼저 제시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근로계약서에는 이전 업체가 가지고 있는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는 조항을 비롯해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가 이 같은 내용을 뒤늦게 확인하고는 계약서를 회수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는 지난해 10월25일 “2017년 말 용역계약이 종료되는 업체 노동자를 2018년 1월1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를 목표로 임시회사를 설립한다”고 합의했다. 공사는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되는 용역노동자 580여명을 임시회사에 고용한 뒤 노·사·전문가 협의기구 논의 결과에 따라 공사가 직접고용하거나 자회사로 고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 방식은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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