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이사회가 3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김정태 회장을 제외하고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부가 금융지주 CEO의 셀프연임을 감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노동계는 김정태 회장이 3연임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에 비위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와 사무금융노조는 18일 "금감원에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비위사실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비위조사 요청서를 이날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순실·정윤회 등 국정농단 관련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아이카이스트에 20억원을 대출하고 김 회장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다.

금융노동계는 김 회장의 3연임을 막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22일 이사회에서 김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논의하고 의결할 계획이다. 지부 관계자는 "김 회장이 스스로를 후보로 추천하는 형식의 셀프연임 논란은 피해가되 3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는 굽히지 않고 있다"며 "김 회장은 각종 불법·위법행위를 한 인사라는 점에서 부적격 인물이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내년 1월 중 KB금융지주와 신한·하나·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경영권 승계 절차와 회장후보추천위 구성·운영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관련 법률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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