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성재호 노조 KBS본부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이사 해임을 요구했다.

KBS본부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가 감사원의 KBS 이사 해임권고에도 보름이 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위원장과 본부장 단식으로 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이날로 파업 95일째를 맞았다. KBS본부 역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이 경신됐다. 지금까지는 2012년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94일간 파업한 것이 최장기 기록이었다.

KBS본부 조합원들은 이달 5일부터 단식농성 장소인 광화문광장에서 24시간 릴레이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 이날 김환균 위원장은 “말과 협상으로 되지 않을 때 하는 것이 파업이고, 파업으로도 도저히 안 될 때 하는 것이 단식”이라며 “방송통신위가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 분노해 단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석 달 넘게 월급도 못 받고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외치고 있고, 시청자들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한 채 왜곡·땜질 방송만 보고 있다”며 “방송통신위가 결단을 할 때까지 몸 버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재호 KBS본부장은 “해임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이 한 푼 두 푼 모아 준 수신료를 사적으로 이용한 부분을 단죄하고 책임을 물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 본부장은 “국민이 낸 수신료가 비리이사들에게 현금과 법인카드로 지급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방송통신위는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을 것인가”라며 “KBS 비리이사 해임을 당장 대통령에게 건의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4일 KBS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유용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임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위는 해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가 KBS 이사 해임 문제가 정치공방으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정치적)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책잡히지 않기 위해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법률적 검토를 하다 보니 늦어지는 것 같다”며 “노조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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