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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수업 파업권 제한이 외려 공익 침해, 항공사 이익에만 기여”항공운수사업 필수유지업무제도 적용 문제점과 대안 국회 토론회
   
▲ 윤자은 기자
항공운송사업장 쟁의행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유지업무제도가 항공업에서는 되레 공익을 침해하고 항공사 이익에만 기여한다는 비판이다.

“지난 10년간 파업권 제한해 부작용 속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항공노동자 파업권 제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공공운수노조 항공협의회와 강병원·안호영·이용득·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강경모 공인노무사(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항공운송사업 특성상 종사 노동자에 대한 쟁의행위 제한 필요성은 거의 없다”며 “10여년간 쟁의권을 제한한 결과 양대 항공사들의 심각한 불법 경영사건과 항공안전 후퇴 같은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필수공익사업 쟁의권을 봉쇄하던 직권중재제도가 폐지되고 필수유지업무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예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는 필수공익사업에 항공운수사업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2006년 12월 필수공익사업에 항공운수사업이 추가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9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내륙노선 50% 운항률 유지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해당 기준이 준용되고 있다.

강경모 노무사는 “항공운송사업에 대한 파업권 제한은 항공운송사업의 구체적인 특성을 무시한 불필요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 항공사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는 등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내륙편도 고속철도를 통한 대체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 노무사는 항공운수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한 노조법 71조를 개정하거나, 필수유지업무를 지정한 노조법 시행령 22조의 별표1호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운송사업장 항공종사자들이 노조를 중심으로 근무환경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활동은 그 자체가 항공안전이라는 공익적 가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들의 단체행동권은 이미 공익보호 성격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면 피로와 스트레스 상승으로 이어져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1997년 대한항공 괌 사고와 2013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사고에서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요인 중 하나로 조종사 피로도를 꼽았다.

강 노무사는 “쟁의권을 제한함으로 항공사 경영을 감시·견제하는 기능을 위축시켜 항공사 재벌경영 폐해를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각종 불법경영사건이 빈발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국토교통부 용역으로 한국생산성본부가 제출한 대한항공 경영구조 및 안전문화 진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정비예산을 2012년 9천427억원에서 2014년 8천332억원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 감축했다. 강을영 변호사(법률사무소 재율)는 “항공운수사업 노동자의 파업권 제한이 노사관계 불균형을 심화시켜 사용자 이익에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권중재보다 파업권 제약하는 필수유지업무제도

필수유지업무제도가 과거 직권중재제도보다 파업권을 더 제약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는 “사용자는 단체교섭을 해태하고 이후 노조가 파업을 해도 파업 참가자의 50%까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고 수익사업에 집중하면 파업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며 “현실적으로 단체행동권을 크게 제약하고 있어 위헌성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철도노조가 74일간 파업을 하자 코레일측은 수익이 나지 않는 무궁화호 운행을 줄이고 KTX 운행률은 100%를 유지해 외려 흑자를 냈다.

이 변호사는 “항공운송사업 파업으로 일부 국민의 불편함 정도를 야기할 수 있지만 그것은 파업 본연의 효과이자 헌법이 예정한 것”이라며 “과도할 정도로 기본권을 제한하고 금지를 가하는 현행 노조법 제반 규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관계자는 “필수유지업무제도 도입 10년이 지난 만큼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을 확인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조정이 필요하다면 사업장별 당사자·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듣고 범위 조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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