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대학병원 간호사들 다수가 조기출근과 연장근무로 주당 평균 7시간 가까운 초과노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근로를 하고도 수당은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간호사 2천332명의 미지급 시간외근무수당이 연간 16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4일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조사 대상 병원의 간호사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체불임금은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확대와 인력충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개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3교대 간호사 초과노동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동국대병원(경주)·동아대병원·서울대병원(본원)·울산대병원·충북대병원 소속 간호사들이 조사에 참여했다.

응답자 1인당 평균 주당 초과노동시간은 6.9시간이었다. 조기출근하는 비율은 70.8%로 높게 나타났지만 시간외근무수당을 신청하는 비율은 1.8%에 그쳤다. 79.6%가 연장근무를 했지만 연장근로수당 신청 비율은 20.5%에 불과했다.

조기출근과 연장노동 이유로는 “업무가 너무 많아 근무시간에 다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60%)이라는 응답과 “인수인계 시간에 환자가 몰려오기 때문”(57.6%)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시간외수당을 신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연장수당 신청 자체를 안 하는 분위기 때문에 꿈도 못 꾼다”는 응답이 1순위(49.3%)로 꼽혔다. 연장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87.9%가 “간호사 인력 충원”을 꼽았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은 간호사들의 무급노동으로 현상유지를 할 수 있으니 굳이 인력을 충원하기보다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데 주력한다”며 “시간외수당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는 병원 문화를 바꾸고 병원들이 인력충원에 나서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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