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최근 포항지역 지진과 병원계 갑질 논란에도 포항의료원이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행사를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포항의료원분회(분회장 김종갑)는 “노조와 협의도 없이 의료원이 노사화합의 밤 행사를 일방 통보했다”며 “포항 지진 피해와 한림대 성심병원 장기자랑 논란으로 다른 병원에서 송년행사를 취소한 사례를 들어 다른 방식으로 행사를 하자고 의견을 냈지만 의료원측은 장기자랑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포항의료원은 22일 저녁 ‘노사화합의 밤’ 행사를 한다. 의료원 총무팀은 노사화합의 밤 직원 장기자랑 참여안내 공문에서 "춤·노래·악기 연주·콩트 부문 참가신청을 받는다"고 알렸다. 대상·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인기상·부서 화합상을 나눠 시상한다. 부서별 참석현황을 문서로 제출하고 불참자는 불참사유를 적어 내야 한다.

분회는 “장기자랑이 경쟁이 되고 병동 간 대결 양상으로 나타나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연차가 낮은 간호사들이 장기자랑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갑 분회장은 “의료원측은 1년에 한 번 전체 직원들이 참석해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라고 주장하지만 직원들은 장기자랑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며 “강제 참석을 유도할 게 아니라 의료원 노동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회는 “송년행사 장기자랑을 고집하는 의료원이 정작 장기자랑 준비에 따르는 초과노동에 대한 시간외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서울대병원과 부산의료원을 포함한 종합병원 6곳을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3주간 근로감독을 한다. 신입간호사 초임 미지급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같은 병원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구상이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포항의료원 행보를 규탄한다”며 “노동부는 포항의료원을 즉각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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