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장시간 노동을 초래한다며 노동계가 반발한 한국은행 금융망 운영시간 1시간 연장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금융기관 앞으로 보낸 '한은금융망 운영시간 연장 추진 관련 안내' 공문에서 "금년 중에는 한은금융망 운영시간을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한은금융망은 금융기관이 거액 자금을 이체할 때 이용한다. 한국은행은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하던 운영시간을 다음달 초부터 1시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금융기관 영업시간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책이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대상 설명회를 열고 운영시간 연장을 추진하자 노동계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에 연장 중단을 요구했다. 노동시간을 정하는 문제는 노사합의 사항인데 한국은행이 노조와 논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일부 금융기관들도 노조 주장에 동조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운영시간 연장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의견을 검토하는 상황이어서 12월부터 당장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운영시간 연장 여부 등 향후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동시간 변경 문제는 노사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한국은행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당분간 한은금융망 운영시간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은행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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