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또 삐죽, 가시처럼 솟았다. 금세 바람 차고 밤이 길다. 가시밭길이다. 잔뜩 껴입은 사람들이 그 아래 비닐 치고 머문다. 자주 목 꺾어 안부를 살핀다. 엄마 손 잡고 찾은 아이가 먼발치 아빠와 수인사를 나눈다. 전화 소리엔 된바람이 섞여 웅웅거린다. 노동기본권 쟁취며 법 개정 요구 담은 현수막이 내내 운다. 외줄 타고 밥이 오른다. 똥이 내려온다. 에어매트 바람 넣는 송풍기가 밤낮없이 돈다. 농성장은 국회와 가까워 눈엣가시다. 계산기 소리가 요란스러워 해결이 아직 멀었다. 해가 짧았다. 농성이 하루 또 무심코 길었다. 노랗게 무성했던 나뭇잎 다 떨어진 자리에 비닐 집 농성장이 빼곡하다. 기자회견 목소리가 자주 높았다. 노동적폐 청산요구가 이 겨울 국회 앞자리에 부쩍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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