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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원직선제 연쇄인터뷰-기호 2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 “10년간 유린된 노동권 회복, 사회적 대화 아닌 투쟁·교섭으로”
   
 

민주노총이 2기 임원직선제를 앞두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해 나흘간(기호순) 싣는다. 후보 간 의견차를 확인할 수 있게 대부분 같은 내용의 질문을 했다.<편집자>

이호동(51·사진) 위원장 후보는 선거 때마다 유력 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2002년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놓은 38일간의 발전노조 파업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이후 공공연맹(공공운수노조 전신) 위원장과 민주노총 전국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위원장을 거쳤다. 민주노총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번 선거에는 ‘투쟁과 혁신’을 내걸고 출마를 결심했다. 이호동 후보는 “박근혜 정권 퇴진에 이어 노동권을 온전히 회복하는 또 하나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에 필요한 것은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대정부) 교섭”이라며 “노동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언제든지 대화·교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찻집에서 이호동 후보를 만났다.

- 항상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는데, 이제 출마했다.

“다른 훌륭한 분들이 있으면 양보하려 했다. 현 위원장을 배출한 조직 내 토론 끝에 후보로 결정됐다. 위원장은 구속된 상태고 사무총장도 장기간 수배상태다. 한상균 집행부를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조직인으로서 도리다.”

- 한상균 집행부의 성과와 한계는.

“한상균 집행부 출범 자체가 가장 큰 성과다. 직접선거였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기치를 분명히 하고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 다만 투쟁 과정에서 지도부가 수배·구속되면서 여러 혁신과제에 손대지 못한 것은 한계다.”

- 위원장 후보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왜 적임자라고 생각하나.

“투쟁을 조직하고 정부와 교섭한 경험이 풍부하다. 문재인 정부를 민주정부 3기라고 하는데, 1·2기로 불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상대로 각각 발전파업과 주 5일 근무 쟁취 총파업을 했다. 어떻게 하면 승리하는지, 패배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2006년부터 민주노총 임원급 특별위원장 활동을 하면서 민주노총 한계를 지켜보고 과제를 고민했다. 10여년 전 직선제 시행을 발의했다. 장기투쟁 사업장과 함께 수많은 공대위·범대위·희망버스 활동을 했다. 투쟁과 혁신의 최고 적임자는 아닐 수 있지만, 적임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교섭 필요한데 사회적 대화만 강요”

- 대의원 직선제 도입과 지역본부 강화를 포함한 10대 혁신 과제를 내세웠는데.

“혁신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민주노총은 항상 결의와 집행이 분리된다. 의결기구에서 결의하면 집행이 안 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혁신의 핵심이다. 이런 취지에서 10대 혁신과제를 설정했다.”

- ‘또 한 번의 승리’가 슬로건이다. 어떤 의미인가.

“박근혜 정권이 퇴진했고 그 핵심 역할을 민주노총이 했다. ‘1천700만 촛불이 한 것이지 당신들이 뭘 했냐’고 말할 수도 있다. 어쨌든 온갖 조소와 비난에도 폭주하는 박근혜 정권에 먼저 퇴진을 요구하고 끝까지 싸웠다. 촛불항쟁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민주노총의 역사적 승리 중 하나다. 또 한 번의 승리라는 것은 항쟁의 과제고, 그 안에서 노동의 과제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유린된 노동권을 회복하는 게 핵심과제다.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노동권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세상을 여는 게 우리가 목표로 하는 또 한 번의 승리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한 게 없다. 문재인 정부에 끝없이 요구하고 투쟁하면서 압박하고 교섭·대화할 것이다.”

- 4개 후보조 중 사회적 대화에 가장 부정적이다.

“대화를 아주 좋아한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존중해야 할 가치로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적 대화라는 게 참 모호하다. 아름다운 것 같지만 아니다. 대화와 협상·교섭은 분리해야 한다. 노조의 협상이 교섭이다. 노사관계 이론에 나온다. 결과를 낸다는 점은 같지만 대화는 아름답게 풀어 가는 것이고, 협상(교섭)은 룰을 갖추고 강제하는 것이다. 단체교섭(협상)은 노사·노정 간에 하는 것이다. 단결력과 교섭력이 결과를 만든다. 노동조합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화와 협상을 혼용한다. 민주노총은 교섭을 해야 하는데 사회적 대화로 포장한다. 정권과 자본이 다자간 협상테이블로 노조를 끌어내서 합의를 강제하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다. 이를 위한 기구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적폐를 들고 나와 강요하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을 가둬 놓고 이영주 사무총장을 수배상태로 놔두면서 대화하자고 한다.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당선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무조건 만나 대화할 것이다.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겠다. 후보자 상태에서 대화제의를 한 것으로 간주해도 좋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회복하고 노동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계기를 만들겠다.”

- 민주노총의 청와대 만찬 불참 뒤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현 집행부 임기가 끝나 가는 상황이었다. 선거가 끝난 뒤에 만찬 제의를 하는 게 좋았다.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충분히 분노할 만한 일이 있었다. 청와대가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만나기로 했으면 깔끔하게 만나는 게 맞다. 당당하게 한상균 석방을 요구하고 우리 방침을 말하면 된다. 노조는 협상을 하다가 결렬을 선언하기도 한다. 협상을 재개하기도 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쟁의행위를 한다. 그러다가도 다시 협상한다. 노정관계도 마찬가지다.”

- 공약에 ‘총파업 태세 구비’가 있다.

“민주노총이 구사해야 하는 전략 중 총파업이 가장 위력적이다. 그런데 총파업이 희화화됐다. 2006년에는 비정규직 악법과 노사관계 로드맵을 막기 위해 무려 13번이나 총파업을 했다. 그런데 결의대회와 총파업 대회의 차이가 없었다. 단위노조가 파업을 해도 몇 달, 또는 1년을 준비한다. 하물며 민주노총이 한다면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총파업을 할 상황이 온다면 제대로 조직해서 할 것이다. 당선 뒤 조직적 토론을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겠다.”

“가입하기 쉽고 탈퇴하기 힘든 민주노총 만들 것”

- 청소년·퇴직 노동자 조직화를 공약했다.

“조직을 확대하려면 청소년·예비 노동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해야 한다. 그들이 노동자가 됐을 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반면 탈퇴 문턱은 높일 계획이다. 유럽 같은 곳에서는 산별노조가 퇴직하는 선배들을 조직한다. 퇴직 후에도 조합원으로서 경험과 전문성을 살리도록 해야 한다. 노동중심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잃지 않고 후배들을 위해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위원회와 노년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사업을 고민하겠다. 청소년위에서는 청소년들이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노년위에서는 선배들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심층분석한 보고서도 만들도록 하겠다. 기금을 조성해 예산을 확보하고 인력을 배치할 것이다.”

- 민주노총에 정치방침이 없다. 정치세력화 계획은.

“다양한 정치세력의 경쟁을 보장하고 역할을 존중할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을 거치며 아픔을 겪었다. 배타적 지지방침은 실효됐다. 정의당·민중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이 진보다원주의에 입각해 경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묻지마통합'을 주장하고 원했지만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됐다. 한 번 결정하면 존중해야 하는 것이 조직운동이다. 당이라는 것이 고도의 정치적 결사체인데, 대중조직이 통합이나 연합을 강제하고 끌고 가겠다는 것은 오만이다. 주요 선거에서 공조나 연합이 필요하다면 당들이 전술을 짜고, 민주노총은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 정치세력화를 위한 조합원들의 의식성장, 대중조직으로서의 실천에 집중하겠다. 정치실을 신설해 사업을 강화할 것이다.”

-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출범과 운동노선에서 역사적 전개 과정이 다르다. 민주노총 고유의 전략노선이 있고, 한국노총이 선택해 온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내셔널센터로서 협조할 부분들이 존재한다. 협조와 경쟁관계가 계속될 것이다.”

- 사무총국 운영 구상은.

“사무총국 구성원들의 전문성은 존중하지만 쇄신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이 감당해야 할 조직·투쟁사업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 타임오프 때문에 각 단위노조도 인력이 부족해 산별이나 총연맹에 파견하기 쉽지 않다. 가급적이면 단련된 해고자들로 충원할 계획이다. 해고자들은 현장의 투쟁 리더들이다. 그들이 상근·비상근으로 역할을 하면서 기존 사무총국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조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 관료주의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호 2번 이호동 후보는
2001년 발전노조 초대위원장
2002년 전력사유화 저지 파업으로 구속·해고
2004년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
2006년 민주노총 전해투 위원장(총 6차례)
2017년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공동대표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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