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가 노동계 반발에도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는 외부인사가 은행장에 선임될 경우 파업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채용비리 문제로 내부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은행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전·현직 임원과 외부 인사 등을 포함해 10명 이내 1차 후보군을 추린 후 평판조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임원추천위가 검토한 은행장 후보군은 60여명 수준으로 전·현직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 계열사 대표이사, 외부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판조회 대상인 1차 후보자는 10명이다. 임원추천위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 회의를 열고 5명 이내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계획이다.

당초 후보군 명단을 적극 공개하기로 했던 우리은행은 최종 후보군 5명이 정해지기 전까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부 인사 후보군 중 절대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로 조건을 단 경우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행장 선임 당시에는 후보자격을 최근 5년간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급 이상 임원 또는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제한했다. 외부 공모는 하지 않았다. 지부 관계자는 "채용비리 문제로 혼란한 틈을 타 외부 인사까지 은행장 문호를 열겠다는 것인데 결국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며 "우리은행에서 함께 성장한 인사가 은행장을 맡아 조직을 다독여야 할 상황에 관치논란이 불거질 것이 뻔한 외부 인사 참여를 허용한 점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원추천위는 후보군 면접을 빠른 시일 내 진행하고 다음달 8일까지는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자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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