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해오름극장과 관리동 리모델링 공사를 이유로 청소용역 노동자를 감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에 따르면 국립극장은 최근 16명의 청소용역 노동자 중 4~5명을 3~4월께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용역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밝혔다. 극장 건물인 해오름극장과 관리동을 리모델링하는 동안 청소 업무가 줄어든다는 이유다. 국립극장은 내년 초부터 1년반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한다. 노동자들은 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다.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된다.

지부는 “노동자들은 매년 재계약을 해 왔기 때문에 고용승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리모델링을 한다고 청소업무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닌데도 감원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김광철 지부 조직부장은 “지난해 '뜰아래 연습장'을 리모델링했을 때도 공사현장에서 흙먼지가 날려 노동강도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약속 위반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극장은 뜰아래 연습장을 개관하면서 필요한 인원을 증원하지 않는 대신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때 필요한 인원을 감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인원감축을 피하기 위해 국립극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광철 조직부장은 “지난해 감원을 피하기 위해 인원 증원을 하지 않고 노동강도 강화를 감내했는데 극장이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들은 올해 7월 발표한 정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 왔다”며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계약해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리모델링 면적은 국립극장 전체 면적의 50%가 넘는다”며 “그 기간 중에 모든 인원을 수용하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감축 인원을 다른 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고, 업체도 다른 사업장이 있으면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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