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차량 경정비 일을 했던 서울교통공사 비정규 노동자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 흔적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계는 최근 공사와 서울시가 논의 중인 정규직화 논의가 비정규 노동자 죽음과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19일 공공운수노조와 서울지하철노조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사업소 검수팀 안전업무직 노동자 김아무개(35)씨가 지난 16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무런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자택을 방문한 동료가 숨진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 서울시·공사와 공사 소속 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서울메트로노조·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무기계약직인 일반업무직·안전업무직의 완전한 정규직 전환 논의를 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노조 내 이견이 발생하면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인 김씨 죽음이 이 문제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경찰은 노트북 등 고인의 물품을 확인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고인의 유족은 공사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유족과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동료들의 증언을 들어봐도 고인이 어떤 이유로 목숨을 끊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인이 일터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았는지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유족의 뜻이 수용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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