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 찾은 날,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상 앞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과 다짐과 함께 부른 노래를 이제는 저 멀리 각자의 일터 앉은 자리에서 라이브로 보고 듣는다. 세상 빠르게 변했다. 임금 떼이고, 괴롭힘당하고, 성희롱당해 어디 가서 말하기도 조심스러웠던 얘기를 이제는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밤 근무 예외 없던 임신부는 직장 체육대회에 불려 나갔다. 임부복은 안 된다니 바느질해 늘려 입었다. 간호사들은 짧은 옷 입고 억지 춤을 췄다. 청소하고 이삿짐을 날라야 했다. 곳곳에서 사람들은 욕을 먹고 뺨을 맞고 철야근무를 밥 먹듯 했다. 수당은 꼼수에 덮였다. 2017 시다들의 수다가 끝도 없다. 세상 참 변함없다. 노사합의를 지키라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사람들이 굴뚝이며 광고탑 높은 데 올라 산다. 새로운 비닐 집을 꾸린 해고자들이 찬바람 막겠다고 비닐을 덧대느라 길에서 분주하다. 과로사가 잇따른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47년 전 전태일의 외침이 라이브로 들려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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