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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원선거 세가지 관전 포인트

민주노총 2기 임원직선제가 한창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조합원 투표가 진행된다. 2기 임원직선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공공부문에서 다수의 위원장 후보를 배출한 점이다. 4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윤해모 위원장 후보(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제외한 김명환·이호동·조상수 위원장 후보(기호순)가 공공운수노조(옛 공공운수노조·연맹) 출신이다. 김명환 후보는 철도노조 위원장을 역임했고, 조상수 후보는 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다. 이호동 후보는 발전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1기 임원직선제에는 정용건(사무금융노조)·한상균(금속노조 쌍용차지부)·허영구(공공운수연맹)·전재환(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 후보가 출마했다. 금속노조 출신인 한상균·전재환 후보가 결선에 올랐고, 한상균 위원장이 선출됐다. 2기 직선제에 공공운수노조 출신 위원장 후보가 다수 출마한 것은 지난 1기 직선제와 비교된다. 민주노총 산하 80만 조합원 가운데 당초 금속노조 조합원(15만명)이 가장 많았으나 최근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19만명)이 수적으로 역전한 지 오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직화로 공공운수노조 세가 과거보다 확장한 덕이다. 공공부문에서 앞다퉈 위원장 후보가 출마한 점은 민주노총 내부의 이러한 지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우리나라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경우 공공노련 출신의 김주영 위원장을 위원장에 선출한 바 있다.

둘째, 지난 1기 직선제에선 상대적으로 군소 후보라고 평가받은 한상균 후보조가 당선됐다. 민주노총은 전통적으로 대의원대회를 통한 임원 선출 과정에서 '정파 영향력'이 강했다. 반면 1기 직선제에선 정파 영향력이 약했다는 분석이다. 2기 직선제에 나선 4개 후보조도 엄밀하게 ‘정파 대표선수’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때문에 2기 직선제에서도 정파 영향력이 낮았던 1기 직선제 양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선 산별노조·연맹 출신 지도자의 안정적 리더십이냐, 일선 현장 투쟁 지도자의 부상이냐로 선거 구도를 점치고 있다.

셋째, 선거 쟁점과 관련해 ‘사회적 대화’가 부상했다. 지난 1기 직선제에서 한상균 후보는 “민주노총을 투쟁사령부 체계로 재정비하고 즉각적인 총파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1기 직선제 쟁점은 박근혜 정부에 맞선 ‘총파업’으로 모아졌다. 반면 2기 직선제에 나선 4개 후보조는 출마의 변으로 “사회적 대화”를 강조해 1기 직선제의 쟁점과 차별화했다.

물론 사회적 대화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지만 4개 후보조 모두 “문재인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김명환·윤해모·조상수 후보조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한 참여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호동 후보조는 사회적 대화보다 노정대화·산별교섭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민주노총 임원선거여서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노총 선거 쟁점도 이를 반영한 셈이다.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선거 쟁점’이다. 과거 민주노총 임원선거에선 노동운동 전략노선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했다. 사회변혁적 노동조합주의,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의, 사회연대적 노동조합주의는 그간 민주노총 선거에서 논의한 전략방안이다. 노동운동 지향점을 토론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과정이 민주노총 임원선거였다. 전략방안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노동조합 조직화와 정치세력화, 단체교섭과 협상전략, 노동자 참여정책으로 귀결된다. 총파업과 사회적 대화·노정교섭은 이러한 전략방안을 이루기 위한 전술적 수단들이다. 그럼에도 전략방안을 풍부하게 논의하기보다 전술수단으로 쟁점이 모이니 다소 설정된 의제가 협소해졌다. 1기 직선제에서 ‘총파업’만 쟁점으로 부각한 것과 같은 모양새다.

‘노조할 권리’라는 제도개선이 전제조건이지만, 조직화는 온전히 노동조합 몫이다. 비정규직 조직화가 현안으로 등장한 가운데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라면 효과적으로 노조를 조직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내건 문재인 정부에 대응해 민주노총은 단체교섭 및 협상전략의 밑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후보자 이미지 중심으로 치러지는 국회의원·대통령선거와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4개 후보조가 분발해 주길 바란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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