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아산 탕정면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주일에 세 번이나 노동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장점검을 나간 고용노동부가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20분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축공장 6층에서 "비릿한 오존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삼성물산방제센터에 접수돼 해당 층에서 일하는 노동자 200여명이 긴급하게 대피했다. 강산화제인 오존은 비연소성 물질이지만 다른 물질 연소를 강화하기 때문에 화재·폭발 위험이 높다.

삼성측 신고를 받은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현장점검을 나갔지만 오존을 비롯한 가스누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노동부는 "오존·염산·불산·염화수소·염소 등 유해물질은 측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달 6일 인산 누출로 1명의 작업자가 병원에 후송됐다. 8일에는 "OLED 공사현장에서 폭음소리를 들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500여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당일 현장점검에서도 노동부는 폭발음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현장노동자 사이에서 "큰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이 나오자 삼성측에 고박상태 등을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동부 관계자는 "위험상황이 신고된 삼성디스플레이 현장을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수시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또다시 오존 누출이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일주일에 세 번이나 노동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삼성디스플레이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공장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노동계 관계자는 "흉흉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이날도 오존 냄새가 아니라 '염산이 누출돼 방진복이 일부 녹았다'거나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화학약품이 오가는 가스관이 많은 작업장이라 노동자들이 불안해하는데도, 인산 누출 이후 업체 관계자들이 노동자들에게 '작업자 잘못이니 잘하라'는 식으로 말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피해는 없지만 삼성에 재발방지계획서를 13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공장 신축공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현장에 나가 재발방지계획서가 잘 이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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