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산업연구원 고 손진기 노동자 사망관련 진상규명대책위원회와 유족은 지난 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권영진 대구시장과 면담이 이뤄졌다. 공공연구노조
언론사 갑질 기사에 따른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대관업무 담당자 손진기씨의 죽음 이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유족이 고인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작성한 김아무개 기자를 검찰에 고소한다.

공공연구노조는 8일 “조합원이 사망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는데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고인의 명예회복과 사망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 대구시장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유족은 장례일정을 연기하고 대관업무와 관련한 청탁과 부정한 압력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빈소는 대구 북구에 위치한 센터 로비에 마련했다.

고인은 패션산업연구원에 소속돼 16년 동안 센터 대관업무를 맡았다. 고인이 남긴 문서와 문자 등을 종합하면 K매체 김아무개 기자가 A업체 대관을 손씨에게 청탁했다. 그런데 해당 기간에 이미 대관예약이 돼 있어 거절하자 김 기자가 보복성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지난달 16일과 30일 기사를 통해 손씨가 대관업무를 운영하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횡포를 부린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했다.

두 번째 기사가 나간 다음날 새벽 손씨는 김 기자에게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라는 문자를 남기고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유가족과 박경욱 노조 패션산업연구원지부장은 지난 7일 권영진 대구시장을 면담했다. 유족측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권 시장의 빈소 조문을 요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권 시장은 조문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는 면담 자리에서 권 시장이 대구지방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30여개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패션산업연구원 고 손진기 노동자 사망 관련 진상규명대책위원회’와 유족은 김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공갈·협박·업무방해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고인 사망 이후 휴대전화·컴퓨터·차량 블랙박스에 남아 있는 자료를 확인했다”며 “동료들의 진술을 확보해 김 기자가 대관 청탁 거절에 앙심을 품고 기사를 작성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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