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마필관리사(말관리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용형태는 마사회 직접고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교사협회가 고용하는 서울경마공원과 개별 조교사가 고용하는 부산경남·제주경마공원 간 말관리사의 고용불안 체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와 공공연맹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말관리사 노동자들의 고용형태 개선방안 연구 중간보고대회를 열었다.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이 서울·부산경남·제주경마공원에서 일하는 말관리사 4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제주 말관리사, 고용불안 더 심하게 느껴

조사 결과 말관리사들이 선호하는 고용형태는 마사회 직접고용이다. 말관리사 84.7%가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조교사협회고용은 8.6%, 조교사 개인고용은 2.9%에 그쳤다.

서울경마공원은 조교사협회가 말관리사를 고용하는 구조다. 반면 부산경남경마공원과 제주경마공원은 조교사 개인이 말관리사를 고용한다. 고용안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 서울경마공원 말관리사들은 32.2%가 "고용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반면 부산과 제주경마공원 말관리사들은 각각 71.2%와 85.5%가 "고용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장귀연 정책위원은 “개별고용이 고용불안을 야기한다는 점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며 “말관리사를 개별고용하는 부산·제주와 조교사협회에서 고용하는 서울에서 고용불안 체감이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산재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산재가 은폐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부산경남 말관리사들의 56.6%가 "일하다 다쳐도 산재처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서울(13.9%)이나 제주(23.2%)와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치다.

임금체계와 관련해 부산경마공원에서는 “조교사 자의로 결정된다”(55.7%)고 했고, 제주에서는 “조(마방) 내부 체계대로 한다”(49.3%)는 답이 많았다. 장 연구위원은 “임금이 체계 없이 고용주인 조교사 자의로 결정되면 합리성과 공정성이 심각하게 결여된다”며 “고용주에게 종속되는 비합리적이고 봉건적인 직장문화가 만들어는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조교사 개별고용하면 노동조건 현격히 나빠져”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말관리사 고용형태 주요 쟁점’을 발제했다. 그는 말관리사를 직접고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마사회쪽 근거가 타당한지를 검토했다. 말관리사 업무와 경쟁의 연관성, 경마 비리와의 연관성, 경쟁체제 확립을 통한 경마환경 개선의 유효성을 분석했다.

김혜진 상임활동가는 “말관리사 업무는 말을 경쟁에서 이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경쟁적 특성을 많이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마 비리와 관련해 1993년 개별마주제 시행 이전과 이후 경마 비리 발생 건수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확인했다. 그는 “말관리사를 직접고용하면 마주들의 정보유출 요구도 차단되고 고용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비리 요소를 견제할 수 있다”며 “말관리사를 조교사가 개별고용함으로써 말관리사들의 노동조건이 현격하게 나빠지고 산재와 고용불안이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조현주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마사회 관련법령에 따른 마사회와 조교사가 가진 각각의 권한과 책임을 분리해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개별 조교사나 조교사협회가 가진 권한 중 일부를 마사회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며 “마사회와 마주·조교사 간 관계, 마사회와 말관리사 간 고용관계·권한·책임·의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와 노조 제주지부, 부산경남마필관리사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이 참석해 이후 연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종 보고서는 다음달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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