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련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썬코어노조 고용생존권 쟁취 및 채권매각 저지를 위한 연대집회’를 개최했다. <금속노련>
“KDB산업은행에 썬코어 기업회생절차를 요구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수개월간 차가운 길바닥에서 외친 우리의 절규를 외면한 채 채권매각을 추진하고 있어요.”

썬코어 노동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을 찾아 이동걸 은행장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전달했다. 썬코어에서 22년간 일한 김근용씨는 편지에서 “산업은행이 썬코어 자구안을 논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를 했지만 (결국) 채권매각 소식을 듣었다”며 “채권매각을 중단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금속노련 주최로 열린 ‘썬코어노조 고용생존권 쟁취 및 채권매각 저지를 위한 연대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매각 시도를 중단하고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훈 썬코어노조 위원장은 “기업사냥꾼 최규선에 의해 회사가 망가진 것도 억울한데 산업은행이 채권매각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채권매각은 노동자에게 사망선고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동걸 은행장이 취임식에서 말한 인정승천(人定勝天)을 언급하며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뜻을 정했다"며 "노력해서 하늘의 뜻을 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방적인 채권매각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사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썬코어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광호 사무처장은 “정부가 산업은행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건실한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생산하는 썬코어는 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월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건실한 기업이었다. 그런데 2015년 김대중 정권 게이트사건 장본인인 최규선씨가 회장에 취임한 뒤 200억원대 영업손실과 37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생산공장 가동을 멈췄다. 최씨는 수백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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