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의 공공보건의료재단이 출범했다. 진주의료원이 공공병원 역사상 처음으로 강제 폐업하고, 부산 침례병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66년 만에 문을 닫은 이후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공공보건의료재단으로 공공의료의 핵심 축인 시립병원의 공공성을 강화해 시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24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레스센터에서 공공보건의료재단 개관 행사를 열었다. 서울시는 “보건의료정책 연구 강화와 시립병원·보건소를 연계하는 의료체계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재단을 통해 예방 중심 건강관리서비스와 건강형평성을 높이는 보건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에는 13개 시립병원과 25개 보건소가 있다. 시립병원은 보조금을 포함해 연간 5천700억원이 투입됐지만 재정자립도는 평균 66.3%에 그치고 있다. 전체 공공병원 평균 재정자립도는 80%다. 시민 만족도도 낮다.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지난해 시립병원 이미지 조사를 한 결과 공익성은 61.2점, 전문성은 60.6점을 기록했다. 청렴성 59.3점·효율성 56.3점으로 낮았다.

서울시는 재단을 통해 공공의료 핵심 축인 시립병원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재단은 △서울시 공공보건의료 구현을 위한 씽크탱크 △지역사회 거버넌스 플랫폼 구축 △공공보건의료 역량지원 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시립병원의 일괄적 관리운영을 혁신해 병원별 특성과 성과목표에 맞춘 상시 전문컨설팅도 추진한다.

박원순 시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극복과 환자안심병원으로 공공의료를 선도해 온 서울시가 이번 재단 출범으로 100세 시대의 의료체계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며 “서울시는 재단을 시민 건강수명 연장의 출발점으로, 공공보건의료 혁신의 허브로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폐업해 버린 반면 서울시는 거꾸로 서울시가 투자하는 재단을 만들어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나섰다”며 “다른 지자체나 지역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 후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시설과 장비·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며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함께 지자체나 지역단위 지원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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