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시레킷벤키저노조가 지난 16일부터 영국 옥시 본사 앞에서 경영진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저노조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불매운동에 봉착한 옥시레킷벤키저가 경영난을 이유로 익산공장을 폐쇄했다. 노동자들은 “고용승계 보장 없는 공장 폐쇄와 자산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옥시 본사가 있는 영국 에서 원정투쟁을 하고 있다.

19일 옥시레킷벤키저노조(위원장 문형구)는 “회사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매출이 떨어졌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익산공장을 폐쇄했다”며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본사 입장을 듣기 위해 16일부터 런던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25일까지 1인 시위와 선전전을 하며 경영진 면담을 촉구할 예정이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올해 2월부터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8월에는 익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익산공장에는 한때 노동자 270여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41명만 남은 상태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익산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옥시크린·물먹는 하마·파워크린 같은 세탁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화학공장에서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OEM)으로 납품받았다.

문형구 위원장은 “익산공장이 가습기 살균제와 상관없는 제품을 생산해 온 데다 불매운동이 벌어진 상황에서도 50% 가동률을 유지했다”며 “매출 감소는 핑계일 뿐 국내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OEM 생산이나 수입판매에 집중함으로써 고용창출이나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이익만 챙기는 전형적인 외국투기자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회사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며 “사업을 유지하려면 공장 폐쇄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의 고용승계 요구와 관련해 “공장 폐쇄 이후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것은 말할 수 없다”며 “공장 폐쇄로 자체생산은 중단됐지만 향후 제품 브랜드 검토를 통해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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